현대차·기아, 4년 연속 글로벌 '톱3'…신차 5대 중 1대 '수입차'

美관세에도 가격 동결 '승부수' 통했다 …3Q 美 최다 판매 기록
수입차 내수 점유율 사상 첫 20% 돌파…내수 전기차 3년 만에 증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현대자동차 준중형 SUV '투싼 ;하이브리드. (현대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4.18/뉴스1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현대자동차·기아가 올해 미국발(發) 관세 여파에도 불구하고 4년 연속 글로벌 판매 순위 '톱3'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 3사인 한국GM·KG모빌리티(KGM)·르노코리아는 신차 유무에 따라 내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고 수출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던 내수 판매는 올해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수입차 판매 증가율이 국산차를 크게 앞지르면서 사상 처음으로 국내 승용 시장 내 수입차 비중이 20%를 돌파했다. 2년 연속 후퇴했던 전기차 판매량은 3년 만에 급등했다. 수출은 미국 현지 생산 확대에 물량 기준으론 감소했으나 액수는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 3년 연속 글로벌 700만대 판매…KGM, 중견3사 중 나홀로 판매량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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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3년 연속 글로벌 판매량 700만 대를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 올해 1~11월 양사 합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한 670만 5000대였다. 월간 평균 판매량이 55만 8000대 수준이었던 만큼 남은 12월 판매량을 더하면 올 한해 726만 4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2023년 730만 2000대 △2024년 723만 1000대에 이어 3년 연속 700만 판매 시대를 이어간다.

현대차·기아는 글로벌 판매량 톱3 자리도 4년 연속 굳힐 전망이다. 뉴스1이 올해 1~3분기 글로벌 완성차 그룹별 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현대차·기아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548만 대로 집계됐다. 이는 △도요타그룹(835만 대) △폭스바겐그룹(660만 대)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양이다. 4위 GM그룹(455만 대)과의 격차는 100만 대에 육박하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양사는 2022년 첫 글로벌 완성차 톱3 진입 이후 올해까지 4년 연속 3위를 수성할 전망이다.

호실적을 이끈 건 최대 시장인 미국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3분기 미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한 48만 175대를 판매해 역대 3분기 사상 최다 판매고를 올렸다. 이는 지난 4월부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이 기존 0%에서 25%로 인상된 이후에도 미국 판매 가격을 동결하는 승부수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이에 양사의 관세 부담액은 3분기에만 3조 550억 원에 달했으나 지난 11월 한미 관세 협상 타결에 따라 관세율이 25%에서 15%로 인하된 만큼 4분기부터는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중견 3사의 경우 희비가 엇갈렸다. 올해 하이브리드·전기차 등 신차 3종을 공격적으로 출시한 KG모빌리티는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호조를 띠었으나, 르노코리아는 수출에서, 한국GM은 수출과 내수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다.

KG모빌리티의 올해 1~11월 국내외 판매량은 1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르노코리아는 11.9% 감소한 8만 1000대, 한국GM은 8.2% 줄어든 40만 9810대를 기록했다.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GM은 미국 자동차 관세 인하에 따른 수출 반등을, 르노코리아는 올해 내수 흥행을 기반으로 중남미·중동 수출로 판로를 넓혔고, 폴스타 위탁 생산으로 사상 첫 북미 수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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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시장 온도차, 수입차 9%↑·국산차1%↑…수출 물량 2.3%↓, 액수는 '사상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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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시장은 올해 1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 내수 판매는 지난해(163만 6000대) 대비 2.5% 증가한 167만 7000대를 기록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3년(154만 4000대) 이후 11년 만에 최저를 기록한 지난해 기저 효과에 더해 올해 1월부터 시행한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5%→3%)와 1월부터 6월까지 시행된 노후차 개소세 감면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 10년 평균 판매량인 177만여 대를 10만 대 이상 밑도는 실적이다.

국산차와 수입차 간 내수 회복 격차도 컸다. 올해 수입차는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한 31만 7000여 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지만, 국산차는 136만여 대로 같은 기간 1.0%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KAMA는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승용 신차 시장 내 수입차 점유율은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기게 됐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1월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 승용차는 27만 8000대로 전체 승용 판매량(350만 대)의 20.2%에 달했다.

지난해 2년 연속 뒷걸음질했던 국내 전기차 시장은 올해 3년 만에 반등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1월 전기차(BEV) 판매량은 21만 673대로 전년 동기(13만 9067대) 대비 51.5% 급증했다. 월평균 판매량이 1만 7000대인 만큼 올 한해 전기차 판매량은 22만 7000대 수준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최고 기록이었던 2022년 16만 4000대를 깨고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기차 최다 판매 브랜드에는 테슬라가 올랐다.

올해 국산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대비 2.3% 감소한 272만여대로 KAMA에 의해 잠정 집계됐다. 2016년(262만 2000대) 이후 8년 만에 최대였던 지난해(249만 1000대) 역기저 효과와 지난 5월 시행된 미국의 자동차 관세(25%) 부과 및 지난 3월 현대차·기아 미국 신공장(HMGMA) 기공 등이 수출 물량을 끌어내렸다. 다만 금액 기준으로는 올해 718억 달러(약 102조 원)를 수출해 기존 최고치였던 2023년(709억 달러)을 넘어 사상 최고를 달성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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