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트럭도 '수소'로…현대차, 수소연료 생태계 확장 나선다

HD조선·부산대와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개발…친환경 선박 공략
울산서 수소전기 트랙터 실증…항만 탈탄소화·수소 생태계 확산

2일 서울시 여의도 소재 콘래드 호텔에서 진행된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MOU)' 체결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현대자동차 R&D본부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김창환 부사장, 현대자동차 HMG에너지&수소사업본부 켄 라미레즈 부사장,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 장괄필 부사장, 부산대학교 박상후 대외전략부총장 (현대차 제공)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가 수소전기 승용·상용차를 넘어 더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나선다. 친환경 선박·수소전기 트랙터 등 미래 모빌리티에 최적화된 수소연료전지 기술로 글로벌 탄소중립 달성과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길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 2일 서울시 여의도 소재 콘래드 호텔에서 HD한국조선해양, 부산대와 함께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현대차와 HD한국조선해양, 부산대학교 수소선박기술센터는 수소전기차(FCEV) '디 올 뉴 넥쏘',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 FCEV' 등을 통해 검증된 현대차 연료전지 기술을 근간으로 선박용 수소연료전지와 수소 혼소 디젤 엔진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전기 추진시스템을 개발하고, 해당 시스템을 액화수소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의 동력원으로 상업화를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현대차는 기존 보유한 연료전지 기술을 선박용으로 최적화한 수소연료전지를 공급할 계획이며 △HD한국조선해양은 수소 혼소 디젤 엔진과 현대차가 개발한 수소연료전지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전기 추진시스템 통합 설계를 △부산대는 HD한국조선해양이 설계한 시스템에 대한 평가와 실증을 각각 담당한다.

최근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선박에 대한 대기 오염 물질·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수소, LNG 등 탄소 배출을 저감할 수 있는 친환경 연료 선박에 대한 수요는 많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협력은 글로벌 선박 환경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급성장하는 차세대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친환경 물류 생태계 조성을 위한 실증 사업에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해 자체 개발한 수소전기 트랙터도 공급한다. 이날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남구둔치에서는 현대차와 울산시, 국내 물류사는 '수소전기 트랙터 국내 실주행 환경 실증 및 운영 기술 개발을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실증 차량 인도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이번 협력으로 울산항 인근에서 운행되는 디젤 트럭을 친환경 수소전기 트랙터로 대체해 항만 탈탄소화를 추진하고, 수소 기반의 친환경 물류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국내에서 민관이 협력해 실제 화물 운송 노선에 수소전기 트랙터를 투입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이번 실증 사업에 투입되는 수소전기 트랙터는 국내 운행환경 및 법규에 맞춰 신규 개발된 모델로, 2개의 수소연료전지로 구성된 188㎾급 수소연료전지 시스템과 최대출력 350㎾ 구동모터를 탑재했으며 수소 탱크 용량은 68㎏(700bar)으로 1회 충전 시 약 760㎞를 주행할 수 있다.

실증 과정에서 △현대차는 수소전기 트랙터 개발 및 제공을 △울산시는 실증 사업 총괄 및 운영비 지원을 △현대글로비스를 비롯한 3개 물류사는 차량 운행 및 운행 데이터 제공을 각각 담당한다.

현대자동차 전략기획실장 김동욱 부사장은 "트랙터는 친환경 차로의 전환 난이도가 가장 높은 차량"이라며 "실증 결과를 토대로 수소전기 대형 화물차의 본격적인 양산과 보급을 추진해 글로벌 친환경 물류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2일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남구둔치에서 진행된 ‘수소전기 트랙터 실증 사업 차량 인도식’ 행사에서 인도된 현대자동차 수소전기 트랙터. (현대차 제공)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