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美·인도·호주 두 자릿수 점유율…'맞춤형' 전략 성과
전기차 보조금 폐지·관세에도 美 점유율↑…인도·이스라엘 20% 육박
中 저가 전기차 공세 '과제'…가격·제품 차별화 '숙제'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가 글로벌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 행진을 이어가며 '맞춤형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에서는 관세 리스크와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 악재 속에서도 점유율을 소폭 끌어올렸고, 인도·호주·이스라엘 등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며 글로벌 판매 기반을 확대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동화 전환 속에서 저가를 앞세운 중국 브랜드의 공세는 현대차그룹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3일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올해(1~10월)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10.9%로 집계됐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5.8%로, 기아는 5.1%로 조사됐다. 하나증권은 같은 기간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점유율을 11.3%로 분석했다. 이는 전년도 10.7% 대비 소폭 상승한 수치다.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논란과 중국·한국산 EV에 대한 관세 압박이 지속된 환경에서도 점유율을 유지·확대했다는 점은 유의미한 성과로 평가된다.
두 자릿수 점유율은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호주연방자동차산업회의소(FCAI)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점유율은 13.3%다. 기아는 6.9%로 4위, 현대차는 6.4%로 5위를 기록 중이다.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에 따르면 올해 1~10월 현대차·기아의 인도 시장 합산 점유율은 약 19%로 인도 완성차 업체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2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이스라엘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현대차는 11.2%, 기아는 8.3%로, 합산 19.5%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는 2위, 기아 4위에 자리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런 성과를 거둔 것은 지역별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에서는 대형 SUV·하이브리드, 인도에서는 콤팩트가, 호주에서는 하이브리드에 집중한 결과로 분석된다. 미국·인도 현지 생산 능력 확충을 통한 공급 안정성 강화도 이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대차는 최근 팰리세이드, 텔루라이드 등 대형 SUV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 10월 신규 등록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 비중은 전년 대비 49.4% 증가했는데,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강점을 가진 현대차·기아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픽업트럭 타스만도 호주 시장을 공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인도에서는 현대차 '상트로'와 '크레타'는 국민차로 불릴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으며, 기아가 올해 출시한 소형 SUV '시로스'도 상반기에만 2만4371대가 팔리며 인도 시장에 안착했다.
다만, 최근 전동화 속 중국 브랜드의 확장은 현대차의 고민 지점으로 꼽힌다. 이스라엘의 경우 현대차·기아의 합산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0.9%포인트(p) 하락했다. 반면, 중국의 체리자동차가 전년 대비 4.1%p 증가한 8.7%의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호주에서는 BYD가 전년 대비 2.5%p 상승한 4.1%의 점유율로 10위권 내에 진입했다.
전기차 점유율의 경우 이스라엘은 20%, 호주는 10% 내외로 추산된다. 향후 시장 성장 가능성을 고려할 때, 저가를 앞세운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를 막지 못한다면 시장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전동화 전환 국면에서 가격 경쟁력·제품 차별화·소프트웨어 역량 확보가 필수 과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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