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1.2조 투자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캠퍼스' 구축

그룹 최초 대규모 배터리 개발 거점…차세대 전동화 경쟁력 강화
국내 125조 투자 일환, 세번째 투자… 배터리 3사와 생태계 확장

28일 경기 안성 제5일반산업단지에서 현대자동차·기아가 건설 중인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안성 캠퍼스' 상량식이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철골 보에 서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창환 현대차·기아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부사장, 전윤종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장, 강남훈 한국모빌리티산업협회장, 김보라 안성시장,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장 사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용진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김동욱 현대차·기아 전략기획실장 부사장(현대차·기아 제공). 2025.11.28.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는 28일 경기 안성 제5일반산업단지에서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안성 캠퍼스 상량식'을 열고 본격적인 배터리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고 밝혔다.

상량식 행사는 지난 1월 착공 이후 진행 중인 공사의 안전한 시공을 기원하고,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 거점 조성을 통한 미래 모빌리티 산업 발전과 지역 상생의 의지를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안성 캠퍼스(이하 배터리 캠퍼스)는 부지 약 19만 7000㎡ 연면적 약 11만 1000㎡ 규모로 조성된다. 현대차·기아는 총 1조 2000억 원을 투자해 2026년 말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배터리 캠퍼스는 차량 요구조건을 정밀하게 반영한 고난도 실증 환경에서 현대차·기아가 개발한 배터리 설계·공정 기술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그룹 최초의 대규모 배터리 특화 연구개발 거점이다.

최근 배터리가 모빌리티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 분야로 자리 잡은 가운데 각국 정부의 전동화 정책과 이를 실행에 옮기는 완성차 제조사·배터리 산업 간 긴밀한 협력 체계는 한층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차량 관점에서 요구 성능과 안전 기준을 정의하고, 실제 운행 조건을 반영해 배터리를 통합 개발·검증할 수 있는 역량은 전동화 전략을 뒷받침하는 핵심축으로 평가된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배터리 캠퍼스를 조성해 전극-조립-활성화 등 셀 제조 전 공정을 수행할 수 있는 첨단 설비를 갖추고 배터리 혁신 기술의 적용 가능성과 품질, 안전성을 하나의 테스트베드 안에서 유기적으로 반복 검증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배터리 셀 설계 기술뿐 아니라 공정 기술 및 차량 시스템과 연계된 통합 제어 기술을 직접 확보하고, 소재-셀-모듈-팩-차량으로 이어지는 전 주기 관점에서 배터리 성능과 안전성을 종합 검증하는 연구개발 체계를 내재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현대차·기아는 남양연구소와 의왕연구소 등에서 배터리 소재, 셀 설계 및 공정 기술에 대한 선행 연구를 수행해 왔다. 기존의 연구소가 셀·공정 기술의 초기 설계와 단위 공정에 대한 검증을 수행한다면, 배터리 캠퍼스는 실제 차량에 탑재할 수 있는 수준의 품질과 안전성을 연속적이고 종합적으로 검증, 고도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나아가 현대차·기아는 연구개발 과정 전반에 데이터 해석 기술과 시험 자동화, 인공지능(AI) 기반 예측 모델을 적극 적용함으로써 배터리의 성능 및 안전성을 사전에 정밀하게 예측하는 디지털 검증 체계도 함께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배터리 캠퍼스 구축은 울산 수소연료전지 공장과 화성 기아 목적기반차(PBV) 전용 공장에 이어 추진되는 세 번째 대규모 국내 투자 프로젝트로,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125조 2000억 원 규모의 국내 투자 전략을 전동화·배터리 연구개발(R&D) 분야에 구체화한 사례다.

현대차·기아는 배터리 캠퍼스를 중심으로 K-배터리 생태계를 확장해 전동화 산업의 질적 성장을 견인하는 동시에 배터리 핵심 인재 양성을 통해 국가 미래 경쟁력 제고에 힘을 보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앞서 지난 8월에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와 전기차 배터리 안전 기술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배터리·품질·안전 기술 고도화를 위한 핵심 협업 과제를 공동 추진하는 등 K-배터리 생태계와의 협력을 확대해 왔다.

이날 행사에선 배터리 캠퍼스의 성공적 구축을 위한 현대차·기아와 경기도, 안성시, 경기주택도시공사, 윤종군 국회의원 간의 업무협약(MOU)도 체결됐다. 각 기관은 긴밀한 협력을 통해 배터리 캠퍼스를 지역 이차전지 산업 발전을 이끄는 차세대 배터리 허브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장 사장은 "배터리 캠퍼스는 국내 배터리 생태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함으로써 산업 간 협업과 기술 고도화를 촉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기업 경쟁력의 차원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전동화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기아가 경기 안성에서 지난 1월부터 짓고 있는 미래 모비리티 배터리 안성 캠퍼스' 조감도(현대차·기아 제공). 2025.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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