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스타 CEO "부산생산 초도물량 북미 도착…韓 전략적 중요성 높아"

[인터뷰]로쉘러 CEO, 첫 공식방한…"韓 낮은 관세, 북미 수출에 도움"
"부산 선택한 결정적 이유 '품질'…북미수출 성공시 韓 추가투자 고려"

마이클 로쉘러 폴스타 최고경영자(CEO)가 20일 서울 용산 한남동 소재 폴스타 서울 스페이스에서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와의 인터뷰에서 뉴스1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폴스타코리아 제공). 2025.11.20.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부산공장의 전략적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폴스타는 이제 유럽, 아시아를 넘어 북미 시장을 공략하고자 합니다. 이런 접근법에서 부산은 북미로 연결되는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가 부산 생산을 결정한 이유에 대한 설명이다. 마이클 로쉘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일 서울 용산 한남동 소재 폴스타 서울 스페이스에서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와의 인터뷰에서 "보름 전 캐나다를 찾았을 때 부산에서 생산한 첫 번째 '폴스타 4'가 도착한 모습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한국을 공식 방문한 건 지난해 10월 CEO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폴스타는 지난 9월부로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위탁생산 방식으로 중형 전기 SUV 폴스타 4를 시범 생산하기 시작했다. 초기 물량은 전량 미국·캐나다로 수출된다. 2020년 북미 시장에 진출한 폴스타는 그동안 중국 생산분에 주로 의존해 왔는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미국·캐나다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고율관세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미국의 중국산 전기차 명목 관세율은 올해 트럼프 행정부 취임 이후 247.5%까지 뛰었다.

반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은 15%로 중국산 대비 낮은 편이며, 캐나다는 관세를 면제해 준다. 부산에서 생산한 폴스타 4가 북미 관세 장벽을 뚫을 첨병으로 급부상한 배경이다. 실제로 폴스타 4는 지난 6월 북미 시장에 공식 출시됐지만, 고객 인도는 부산 생산 물량이 도착한 11월 시작됐다. 다만 로쉘러 CEO는 "낮은 관세는 분명 도움이 되지만 부산 생산 결정을 내린 유일한 기준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결정 시기도 2022년으로 서방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벌어지기 이전이다.

그러면서 로쉘러 CEO는 부산을 선택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로 '품질'을 꼽았다. 로쉘러 CEO는 "부산공장의 또 다른 중요성은 세계적 수준의 품질을 생산한다는 점"이라며 "당장은 북미 시장을 겨냥했지만, 향후 (한국을 포함한) 다른 시장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국에 추가로 투자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말에는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일단은 북미 시장에서 성과를 내야 향후 추가적인 아이디어를 모색할 수 있다"고 답했다.

서울 용산 한남동 소재 폴스타 서울 스페이스에 폴스타의 중형 전기 SUV '폴스타 4'가 전시된 모습. 2025.11.20/뉴스1 김성식 기자
내년 '폴스타 5' 韓 출격, SK온 배터리 탑재…"부품 현지화 많을수록 좋아"

로쉘러 CEO는 내년 한국 시장에서 판매할 차량으로 기존 폴스타 4와 함께 준대형 전기 SUV '폴스타 3'와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 '폴스타 5'를 직접 소개했다. 특히 폴스타 5에 대해 "진정한 하이엔드 스포츠 GT"라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제로백)이 3.2초에 불과하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뒷좌석이 매우 넓어 네 명이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다. 고성능과 일상의 사용성을 모두 겸비한 만큼 한국 시장에 완벽하게 부합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폴스타 5에는 전량 SK온의 니켈·망간·코발트(NCM) 배터리가 탑재된다. 앞서 한국 시장에서 판매된 중형 세단 '폴스타 2'가 LG에너지솔루션 또는 중국 CATL의 NCM 배터리를, 폴스타 4가 전량 CATL의 NCM 배터리를 사용한 것과 차별화된다. 로쉘러 CEO는 한국에서 판매되는 폴스타 차량에 더 많은 한국 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현지화를 더 많이 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특정 시장이나 지역에 진출했을 때 우리가 취해야 할 일반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답했다.

중국 지리그룹의 폴스타 지분 확대로 폴스타 차량 개발 과정에 중국의 입김이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로쉘러 CEO는 "당사는 미국에 상장된 기업"이라며 "내가 이끄는 경영진과 이사회가 있으며 모든 주요 결정은 이사회에서 이뤄진다. 지리, 볼보와 같은 주요 주주들도 이사회에 대표를 두고 있지만 수평적인 거버넌스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의 3대 핵심 가치로는 '스웨덴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을 '성능'과 '지속가능성'과 함께 첫선에 꼽았다.

폴스타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 건 2022년 1월 첫 번째 모델인 폴스타 2 사전 판매 개시를 기준으로 이제 갓 3년을 넘겼다. 아직 전용 서비스센터가 없지만, 전국 39곳의 볼보 서비스센터와의 제휴로 소비자들에게 '믿고 살 수 있는 차'라는 믿음을 심어줬다는 게 로쉘러 CEO의 설명이다. 폴스타의 올해 1~10월 한국 시장 판매량은 2500여대로 작년 동기 대비 484% 증가, 26개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높은 판매 증가율을 보였다.

폴스타가 내년 2분기 한국 시장에 출시할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 '폴스타 5'의 모습(자료사진. 폴스타코리아 제공). 2025.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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