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회장 "LG·삼성, 최고 파트너…亞 구매거점, 1월 韓에 설립"(종합)

칼레니우스 회장 2년 만에 방한…조주완·이재용과 연쇄 회동
"韓기술 탑재 안된 벤츠차 없어…韓과의 공급망 25년전 시작"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회장이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벤츠 미래 전략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2025.11.14.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2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회장이 아시아 역내 부품 구매 거점을 내년 1월 한국에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되는 자동차 산업 격변기를 맞아 LG·삼성과 전장 분야에서의 협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벤츠 미래 전략 간담회'에서 "우리의 전략적 목표는 LG·삼성과 같은 각 분야 최고의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것"이라며 "내년 1월 1일 아시아 제조 구매 허브를 서울에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 전장 부품의 구매를 총괄하는 거점"이라며 "독일 본사와 협력해 공급사의 품질을 점검하는 역할까지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칼레니우스 회장은 전날 LG·삼성과 차례로 회동한 것을 언급하며 "한국이 가진 혁신 생태계는 벤츠에 매우 중요하다. 한국 기술이 탑재되지 않은 벤츠 차량은 보기 어려울 정도"라며 "이는 25년 전 한국과 공급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독일에도 연구개발(R&D)과 부품 구매를 담당하는 부서가 있지만 현장, 특히 아시아와 한국 시장에서 독일의 엔지니어링 및 구매 부서와 협업하는 허브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LG는 메르세데스-벤츠 최고 경영진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만나 LG의 자동차 부품 사업 역량을 결집한 ‘원(One) LG’ 솔루션 협업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 했다고 13일 밝혔다. 사진은 메르세데스-벤츠 R&D 코리아 컬삿 카르탈 센터장(왼쪽), 메르세데스-벤츠 이다 볼프 기업본부 총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마티아스 바이틀 CEO, 메르세데스-벤츠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 LG전자 조주완 CEO, LG디스플레이 정철동 CEO,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CEO, LG이노텍 문혁수 CEO가 미팅을 마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LG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13/뉴스1
LG·삼성에 "폭넓은 기술 포트폴리오"…亞 구매거점 기반, 韓 전장수급 강화할듯

앞서 칼레니우스 회장은 전날 서울에서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차례로 만나 각 사와 사업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미래 모빌리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전날 회동에 대해 이날 칼레우스 회장은 "양사 모두 기술에 있어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고 깊이 있는 혁신에 대한 내공을 갖고 있다"면서도 "3년에서 4년 이후의 이야기들을 논의했다. 나중에 다시 왔을 때 말하겠다"며 구체적인 논의 내용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다만 주요 파트너사들과 연쇄 회동한 다음 날 아시아 부품 구매 허점을 설립하겠다고 처음 밝힌 만큼 향후 양사가 벤츠에 공급하는 부품 수도 늘어날 거란 전망이 나온다.

LG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을 벤츠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를, LG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의 경우 삼성전자의 자회사 하만이 벤츠 럭셔리 차량에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지만,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삼성디스플레이의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아직 벤츠 차량에 납품된 바 없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회장(오른쪽)이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벤츠 미래 전략 간담회'에서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왼쪽)가 배석한 가운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2025.11.14.
27년까지 신차 40종 출시 예고 '사상 최대'…미래 전기차 라인업 4종 국내 첫선

칼레니우스 회장은 2027년까지 벤츠 역사상 최대로 많은 신차 40종을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모두가 선망하는 자동차를 만드는 게 회사의 목표"라며 "지난 3월 브랜드 사상 최대 규모의 신차 출시 및 기술 개발 프로그램을 출범했다. 순수전기차부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동화 기반 첨단 내연기관 차량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 옵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서울 압구정에 개관한 세계 최초의 마이바흐 브랜드 센터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마이바흐 시장"이라며 압구정 센터는 "메르세데스-벤츠에 있어 상징적이고 중요한 장소"라고 평가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브랜드의 미래 전기차 라인업인 △디 올-뉴 일렉트릭 GLC △디 올-뉴 일렉트릭 CLA △콘셉트 AMG GT XX △비전 V 등 4종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GLC와 CLA는 조만간 출시를 앞둔 양산차이며 GT XX와 비전 V는 브랜드의 방향성을 담은 콘셉트카다.

이들 전기차 4종은 각각 전용 아키텍처와 운영체제로 중무장했다. GLC는 벤츠의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 'MB.EA'를 CLA는 벤츠의 자체 개발 운영체제 'MB.OS'를 최초로 탑재했다. GT XX는 향후 출시될 고성능 AMG 전기 아키텍처 'AMG.EA'를, 비전 V는 벤츠의 밴 전기 아키텍처 'VAN.EA'를 기반으로 한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MB OS에 대해 "강력한 차량용 두뇌와 같다. 앞으로 모든 차량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며 미래 자동차를 "바퀴 달린 슈퍼컴퓨터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회장(오른쪽)이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벤츠 미래 전략 간담회'에서 미래 전기차 라인업 4종을 소개하고 있다. 해당 차량은 왼쪽부터 △콘셉트 AMG GT XX △디 올-뉴 일렉트릭 GLC △디 올-뉴 일렉트릭 CLA △비전 V 등이다(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2025.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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