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헤이딜러, 중고차 직판 본격화…경매중개서 소매로 사업 확대
헤이딜러 '내차구매' 서비스 공식출시…중고차 C2B서 B2C까지 확대
검증 매물만 판매, 6개월·1만㎞ 보증…고객인 매매업자와 경쟁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중고차 매매 전문 온라인 플랫폼 헤이딜러가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중고차 직접 판매에 나섰다. 중고차 경매 1위 기업이 사업 다변화를 통한 몸집 불리기에 나서면서 전체 중고차 시장 판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헤이딜러가 직접 판매에 나서면서 헤이딜러의 또 다른 고객인 중고차 매매업자들과 경쟁하는 모양새가 됐다. 앞으로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헤이딜러는 지난달 29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내 차 구매' 서비스를 공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헤이딜러는 "기존에 '내 차 팔기'로 잘 알려졌던 헤이딜러가 이번에는 내 차 구매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게 됐다"며 "중고차 매매 전반에서 편리한 경험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2014년 설립된 헤이딜러는 그간 차량 소유주들과 중고차 매매업자를 연결하는, C2B 형태의 내 차 팔기 서비스를 운영해 왔다. 차량 소유주가 자신의 차량을 헤이딜러 애플리케이션(앱)에 매물로 올리면 헤이딜러가 차량 상태를 감정한 뒤 전국의 중고차 매매업자들을 상대로 경매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때 중개 수수료는 차량 소유주가 아닌 낙찰된 매매업자로부터만 받는다.
이와 반대로 내 차 구매 서비스는 헤이딜러가 갖고 있던 매물을 앱으로 소비자들에게 소매 판매하는 B2C 방식이다. 차량 패널, 프레임, 하부까지 전문가가 직접 점검한 매물만 판매하고 구입 이후 6개월 또는 주행거리 1만㎞까지 회사가 보증한다. 구매 후 3일 이내에는 단순 변심에 의한 환불까지 허용한다. 매매업자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중개 수수료를 받는다. 현재 1800여 대의 차량이 매물로 올라와 있다.
헤이딜러가 직접 판매까지 뛰어든 것은 2022년 6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쓰루'(THRU)라는 별도의 외부 앱을 통해 메르세데스-벤츠, BMW의 인기 차종 6종을 100대 한정 판매했다. 이와 달리 이번 내 차 사기 서비스는 헤이딜러 앱 내에서 이뤄지며 국산차부터 수입차까지 다양한 브랜드의 차종을 매물로 취급한다.
경기 불황에 국내 중고차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헤이딜러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상사 이전 거래를 포함한 중고차 거래 대수는 64만 7176대로 전년 동기 대비 3.5%, 2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는 3.8% 증가했다. 이에 자사가 운용하던 렌터카를 중고차 매매업자에 매각했던 롯데렌탈과 SK렌터카도 최근 소비자 대상 중고차 직판에 뛰어든 상태다.
중고차 업계는 헤이딜러의 소매 진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그간 헤이딜러를 통해 매물을 확보했던 중고차 매매업자들이 이제는 일반 소비자들을 두고 헤이딜러와 경쟁하게 됐기 때문이다.
헤이딜러가 내 차 팔기 서비스를 통해 매각한 차량 대수는 연간 42만 대가량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연간 중고차 거래 대수(253만 대)의 6분의 1 수준이다. 중고차 경매 시장으로 한정하면 업계 1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헤이딜러가 내차 사기 서비스를 지난해 하반기 베타(시범) 서비스 형태로 조용히 도입한 이후 지금까지 관련 공지를 자제한 것도 중고차 매매업자의 반발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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