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환율 1400원대' 수입차 업계 '울상'…올해 실적 '빨간불'
달러 환율 1430원대, 5개월 만…유로화도 상승세 1650원대
"환율 추이 매일 모니터링…장기화 땐 가격 인상 불가피"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환율 상승이 굳어지면서 수입차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차량 수입 대금을 본국 통화로 결제해야 하는 수입사들은 환율 상승에 따른 리스크를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 올 한해 열심히 차를 팔고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15일 수입차 업계와 외환 당국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달 26일 1400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13일에는 1431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월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4월 1487원을 찍으며 2009년 이후 16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후 지난 7월 1352원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오르는 추세다.
유로·원 환율도 14일 종가 기준 1655원에 거래되면서 지난 7월 1600원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환율 추이를 매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수입할 때 잡아놓은 예상 지급 금액이 있는데, 환율이 오르면 이를 웃도는 돈을 환전해야 해 차가 잘 팔려도 손해가 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지난해 말부터 1400원대 환율이 뉴노멀이 된 것 같다"며 "환율 상승이 장기화하면 손해를 보기 때문에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울상을 지었다.
특히 수입차는 고가인 만큼 환율이 100원만 올라도 적정 판매 가격이 크게 달라진다. 예컨대 미국에서 5만 달러인 A 모델을 수입해 국내에 판매한다고 가정할 경우 환율이 1300원일 때는 6500만 원부터 판매하면 되지만, 1400원으로 오르면 7000만 원부터 판매해야 손해를 면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운송비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고환율에 따른 수입사 부담은 국내 판매량이 적은 브랜드일수록 큰 편이다. 현재 국내 주요 수입차 브랜드 중 본국 통화로 결제하는 곳은 한국GM(쉐보레·캐딜락), 스텔란티스(지프·푸조), 테슬라, 혼다, 포드 등으로 알려져 있다. 테슬라를 제외하면 모두 연간 판매량이 5000대 미만이다.
반면 국내 판매량이 큰 브랜드들은 원화 결제 시스템을 사용해 환율 상승 리스크를 수입사가 아닌 본사가 부담하고 있어 상황이 조금 나은 편이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렉서스, 도요타, 아우디, 폭스바겐 등이 이에 속한다. BMW와 벤츠는 지난해 국내에서 7만 대 안팎을, 볼보와 렉서스는 1만여 대를 판매했으며 나머지 브랜드들도 5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그럼에도 고환율이 장기화할 경우 본사가 한국 판매 가격 인상을 압박할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통상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할 때 가격을 올려왔는데, 재작년부터 환율 등락이 심해지다 보니 원화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는 브랜드 중에서도 판매 중인 일부 모델의 가격을 불가피하게 인상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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