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판매 27.7%↑…현대차그룹, 41.6만대 판매 12.9%↑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올해 1~8월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중국 업체들이 1·2위를 차지했고 테슬라는 3위로 한 단계 하락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판매량이 소폭 늘며 7위 자리를 지켰다.

14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 세계 신규 등록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는 약 1283만7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7.7%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BYD가 전년 동기 대비 14.1% 증가한 255만6000대를 판매해 글로벌 1위를 유지했다. 유럽과 동남아 현지 공장 신설 및 증설을 통해 관세, 보조금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상용차와 초소형차 등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위는 지리그룹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8% 증가한 131만5000대를 판매했다. 스타위시(Star Wish·星愿) 모델 흥행과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ZEEKR), 하이브리드 전용 갤럭시(Galaxy) 등을 통해 다양한 소비층을 공략하고 있다.

3위는 테슬라로 전년보다 10.9% 감소한 98만5000대를 판매했다. 유럽(-21.5%), 북미(-12.2%), 중국(-6.9%) 등 주요 시장 전반에서 판매가 부진했다. 주력 모델인 모델 Y와 모델 3는 물론, 플래그 세그먼트 모델 S와 X의 글로벌 판매량도 하락했다.

현대차그룹은 12.9% 증가한 41만6000대를 판매하며 7위를 기록했다. 시장점유율은 3.2%다.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3가 실적을 견인했으며, 새롭게 투입된 캐스퍼 인스터, EV5, 크레타 일렉트릭 등 소형 및 전략형 모델이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얻고 있다.

전략 측면에선 북미 현지화가 핵심으로 꼽힌다. 북미 시장에서 11만8000대를 인도하며 GM과 테슬라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조지아 공장 가동으로 주요 차종이 세액공제 요건을 충족하기 시작했다.

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이 기간 중국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809만4000대가 팔리며 전체 시장의 63%를 차지했다. LFP 대중화와 원가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중저가 모델이 시장 확장을 주도했다.

유럽 시장은 같은 기간 32% 증가한 256만1000대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19.9%다. 강화된 탄소 규제가 수요 회복을 이끌었다. 특히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북미 시장은 120만9000대로 2.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점유율도 11.7%에서 9.4%로 줄어들며 한 자릿수에 그쳤다. 연방 세액공제 적용 축소 및 종료 논의가 이어지면서 단기 수요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은 49.7% 증가한 72만4000대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5.6%다.

SNE리서치는 "주요 완성차 기업들이 수익성 방어를 위해 고가 비중을 낮추고 보급형 모델을 추가한 포트폴리오로 재편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가격 구조가 빠르게 재정렬되고 있다"며 "지역 맞춤한 기반을 갖추고 중저가 세그먼트에서 역량을 강화하는 속도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