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국내 업체와 차량용 반도체 10종 양산"
이규석 사장 "반도체 대란 재발 가능…외산 의존 줄일 것"
"모바일·가전 역량, 차량용으로 확대…삼성전자와도 협력 가능성"
- 김성식 기자,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박주평 기자
"현재 국내 반도체 업체들과 공동 개발하는 차량용 반도체 10종 중 일부는 이르면 내년부터 양산에 적용하고 2~3년 이내에 10종 이상을 실제 성과로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규석 현대모비스(012330) 사장은 29일 경기 성남에서 개최한 제1회 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 포럼(ASK)에서 차량용 반도체의 외산 의존도를 줄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사장은 "국내 차량용 반도체의 대부분은 국산화가 거의 안 돼 있어 외산에 의존하는 구조"라며 "반도체는 사이클 산업이기 때문에 2021~2023년과 같은 반도체 수급 대란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한 근본적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모비스에 근무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설계·개발 역량을 확인했다"며 "팹리스, 디자인하우스, 패키징, 파운드리 등 굉장히 강한 생태계가 구성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부분 모바일·가전 분야이지만, 이를 잘 활용하면 차량용도 구축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포럼을 계기로 내년에는 팹리스 회사별로 2~3가지 정도를 가이드해서 새로운 프로젝트 성과를 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모바일·가전 등에 쓰이는 컨슈머 반도체와 달리 "차량용 반도체는 까다로운 조건이 많지만 시장 규모는 작은 편"이라며 "워낙 다양한 종류의 반도체를 사용하다 보니 1종당 구매량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모비스는 현재 현대자동차·기아와 차량용 반도체 공용화·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반도체 종수를 줄이고 종당 구매량을 늘리는 형태로 (관련 시장을) 매력 있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에 개발된 컨슈머 반도체는 "최소한의 노력으로 수정해서 차량용 반도체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찾아보겠다"며 이 과정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고 기업에 도움이 된다면 국내 반도체 업체들도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매력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협력 분야는 시스템 반도체다. 이 사장은 "고성능 반도체는 완성차(현대차·기아) 중심으로 하고, 현대모비스는 시스템 반도체를 위주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 사장은 "삼성과는 배터리와 차량용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협업 중"이라며 "반도체도 충분히 협업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파운드리는 삼성전자가 캐파(생산 능력)가 가장 많기 때문에 (협업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에는 이 사장을 비롯해 국내 반도체 팹리스, 파운드리, 디자인하우스, 패키징, 설계 툴 전문사 등 23개 기업 및 연구기관 관계자 80여명이 참석했다. 참가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LX세미콘, SK키파운드리, DB하이텍, 글로벌테크놀로지, 동운아나텍, 한국전기연구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국내에서 민간 주도로 차량용 반도체 산업의 공동 대응을 모색하는 자리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유럽과 북미 등 외산 차량용 반도체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는데 이를 개선하고자 국내 기업들이 자생적으로 밸류체인을 형성하고 신규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 데 뜻을 모은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올해를 시작으로 ASK를 연 1회 정례적으로 개최, 국내 대표 포럼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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