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임단협 끝났지만…부품사 파업에 ‘공장 스톱’ 리스크 여전
기아, 5년 연속 무분규 합의…완성차 업계 '임단협' 마무리
현대모비스, 부분파업…부품 공급 차질로 공장 'STOP'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내 완성차 업계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모두 마무리하며 노조 리스크를 사실상 해소했다. 그러나 주요 부품사인 현대모비스의 파업이 이어지면서 불안 요인은 여전하다.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일부 공장이 멈추는 등 부품 수급 차질이 현실화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사는 전날(25일) 경기 오토랜드 광명에서 열린 7차 본교섭에서 노사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로써 기아는 2021년 이후 5년 연속 무분규 합의를 이어가게 됐다.
잠정 합의안에는 △기본급 10만 원 인상 △성과격려금 450%+1600만 원 △주식 53주 등 지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노사는 앞서 단체교섭과 병행한 통상임금 특별협의에서 수당, 명절보조금, 휴가비 등을 통상임금에 산입하기로 합의했다. 노조는 오는 30일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투표에서 합의안이 가결되면 올해 임단협은 마무리된다.
현대차, 한국GM, KG모빌리티에 이어 기아까지 합의를 마무리하면서 완성차 업계는 사실상 올해 노조 리스크를 해소했다.
그럼에도 완성차 업계의 노조발 리스크는 여전하다. 주요 부품사인 현대모비스 임단협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 노조는 이달 초 교섭 결렬 이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사측은 △기본급 10만 원 인상 △성과급 400%+1550만 원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절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정년 연장 △통상임금 확대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그룹 내 핵심 부품·모듈 공급망을 담당하기 때문에 파업이 장기화하면 현대차·기아 공장 가동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자회사인 모트라스와 유니투스가 임단협에 난항을 겪으면서 공장 가동 중단 사태는 현실화하고 있다. 두 회사가 지난 24일 주야간 4시간씩 부분 파업에 나서면서 현대차 울산공장 일부 라인이 멈췄고, 기아 오토랜드 광주 1·2공장도 가동을 중단했다. 지난해와 올해 초에도 이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현대차·기아는 수급 차질을 겪은 바 있다.
모트라스 노사는 전날(25일) 열린 임단협에서도 합의점을 마련하는 데 실패했다. 사측은 기본급 7만 9000원(호봉승급분 포함)에 성과격려금 400%+1200만 원, 상품권 20만 원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절했다. 노조는 미래 고용 100% 보장과 완성차와 동일한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이 협력업체 노조의 강경 대응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용자 범위를 협력업체 근로자로 확대해 모기업을 상대로 교섭할 수 있는 여지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법 시행 전이고, 현재 교섭 주체는 모트라스·유니투스 자체 노사인 만큼 이를 직접적 원인으로 보기는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시간이다. 교섭은 장기화할 경우 노조의 투쟁 강도가 더 높아지고, 사측도 새로운 제시안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소요돼 교착 국면이 심화할 수 있다. 이미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리스크가 현실화하는 만큼 빠른 교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보조금 등 대외 여건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겹치면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며 "서로 한발씩 양보하는 지혜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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