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의 거인이 깨어나다…GM 창립 [김정한의 역사&오늘]

1908년 9월 16일

GM의 쉐보레 광고. (출처: National Library NZ on The Commons, 1930, No restrictions, via Wikimedia Commons)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08년 9월 16일, 미국이 사업가 윌리엄 듀런트가 뷰익 모터 컴퍼니를 기반으로 제너럴 모터스(GM)를 창립했다. 그는 수많은 소규모 기업을 인수합병해 캐딜락, 올즈모빌 등 유수의 브랜드를 흡수하며 거대한 자동차 제국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GM의 성장은 1920년대 알프레드 슬론의 경영 혁신으로 더욱 가속화됐다. 슬론은 '연간 모델 변경'과 '다양한 가격대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라는 혁신적인 전략을 도입했다. 쉐보레는 대중 시장을, 캐딜락은 최고급 시장을 겨냥하는 등 각 브랜드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함으로써 포드의 독점 체제를 깨뜨렸다. 이를 바탕으로 GM은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로 발돋움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GM은 전성기를 맞았다. 미국 중산층의 성장에 힘입어 쉐보레, 폰티악 등 대중적인 브랜드들이 큰 인기를 끌었고, '꿈의 차'로 불리던 캐딜락은 미국의 번영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됐다. 1950년대에는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의 약 절반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위상을 자랑했다.

그러나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고연비의 소형차를 앞세운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공세에 GM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안일한 경영과 경직된 노사 관계는 혁신을 가로막았고, 결국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파산 보호 신청이라는 굴욕을 겪었다.

파산 위기를 딛고 GM은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거듭났다.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 아래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GM은 쉐보레 볼트, GMC 허머 EV, 캐딜락 리릭 등 여러 전기차 모델을 선보였다. 또한, 자율주행 기술 자회사 크루즈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 뛰어들었다.

100년 넘는 역사 속에서 GM은 이제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 회사로 재탄생하고 있다. 넘어야 할 산은 많지만, 다시 한번 세계 자동차 산업의 리더 자리를 되찾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