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로봇 시장 본격 진출…미래 모빌리티 정조준(종합)

(서울=뉴스1) 김성식 박기범 기자

"선도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체질을 개선하는 한편 글로벌 고객 확대를 본격화하겠습니다."

이규석 현대모비스(012330) 사장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회사의 3대 중장기 전략을 이같이 제시했다.

이 사장은 특히 반도체와 로보틱스 사업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를 앞두고 핵심 기술로 꼽히는 차량용 반도체 기술 개발과 함께, 현대차그룹이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로보틱스 분야에 본격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차량용 반도체 개발은 '시스템 반도체'와 '전력 반도체' 투트랙으로 이뤄진다.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SDV 차량 제어에 필요한 네트워크 기능을 하나의 칩에 통합한 '통신용 SoC'(System on Chip), 배터리 안정화에 필요한 '배터리 모니터링 반도체'(BMIC)의 설계 역량을 확보에 초점을 맞춘다.

전력 반도체는 자체 설계한 반도체의 양산에 집중한다. 현대모비스는 16종 반도체를 자체 개발해 연간 2000만 개 이상 양산 중이며, 차세대 11종 반도체도 개발 중이다. 국제 안전 표준 ISO 26262 인증도 확보했다. 현대모비스는 다음 달 반도체 포럼을 개최하고 국내 자동차 반도체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

이 사장은 "현대차·기아 구매 본부장으로 근무했던 2021년부터 시작된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설계부터 제조까지 안정적인 반도체 생태계를 국내에 구축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로보틱스 액추에이터 시장에도 진출한다. 액추에이터는 로봇의 동작을 제어하는 구동 장치로 모터와 감속기, 제어부로 구성되는데 차량의 전자식 조향 장치 구성과 비슷하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경우 액추에이터가 전체 제조 비용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장은 "지난달 로봇 전담 조직을 신설해 제품 설계와 개발에 착수했다"며 "액추에이터 사업에 우선 진출한 뒤 센서와 제어기, 핸드그리퍼(로봇 손) 등의 영역으로 로보틱스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장과 전동화 기술 개발도 속도를 낸다. 전장에서는 오는 2029년까지 독일 자이스(ZEISS)와 전면 유리창을 투명 디스플레이로 활용하는 기술인 '윈드쉴드 디스플레이' 개발을 완료하고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SDV 분야에서는 핵심 기술인 표준 플랫폼을 개발해 오는 2028년 이후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선다. 전동화 분야에서는 배터리 화재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열 전이를 차단하는 배터리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사업 체질은 수익성 중심으로 개선한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2027년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율을 8%, 영업이익률 5~6%를 달성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현재 60여개 제품에 대한 경쟁력을 점검 중이며, 제품 개발 단계부터 양산에 이르는 '전 단계 손익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며 수익성을 관리하고 있다.

김도형 현대모비스 재경담당 전무는 "핵심제품 위주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있다"며 "2027년에는 전체 연구개발(R&D) 투자의 40%를 핵심제품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도기술이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그 성과가 다시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2033년까지 글로벌 고객사 매출 비중은 40%까지 확대하며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북미·유럽 고객사와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인도 등 신흥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이 사장은 특히 "중국 완성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8대 주요 고객을 대상을 8대 전략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현금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확대해 주주 가치 제고에도 나선다. 중간 배당은 1000원에서 1500원으로 상향했고,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지난해 1630억 원에서 올해 6100억 원으로 대폭 늘렸다. 김 전무는 "2027년 이후에도 자사주 소각 기조는 계속될 예정"이라며 "주주환원 정책은 일관성 있게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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