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로드 최강자 지프 '뉴 글래디에이터'…바위·계곡 거침없이 돌파[시승기]
성인 남성 무릎 높이 계곡 건너…엉덩이 높이까지도 도강 가능
험로 주파 돕는 '셀렉 트랙 4X4'…전·후륜 구동력, 기어비 조정
- 김성식 기자
(가평=뉴스1) 김성식 기자 = 지난 4월 국내에 출시된 지프의 대형 픽업 '뉴 글래디에이터'는 오프로드 최강자로 불릴 만하다. 강력한 4륜구동을 기반으로 바위와 계곡도 거침없이 건넌다.
거추장스러운 전자장치와 각종 편의사양은 덜어내고 험로 주파에 모든 기술력을 집중한 결과다. 트림도 복잡하지 않다. 오프로드에 특화된 루비콘 단일로만 국내에 수입된다.
지난달 30일 경기 가평 칼봉산의 경반분교 캠핑장 일대 약 4㎞에 달하는 비포장 도로를 글래디에이터로 주행했다.
이곳엔 경반계곡을 따라 차량 한 대가 간신히 지날 수 있는 길이 수풀 사이로 나 있다. 내비게이션상으로는 도로로 나오지만 자갈과 바위로 뒤덮인 데다 캠핑장까지 성인 남성 무릎까지 차오르는 계곡을 다섯 번이나 건너야 한다. 세단은 물론 일반 SUV론 주행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글래디에이터에 이 정도 길은 우스웠다. 시승 행사를 주관한 스텔란티스코리아 관계자는 "국내에선 자연 오프로드가 많지 않다 보니 차량이 갖고 있는 험로 주파 성능의 절반도 보여주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라고 귀띔했다.
이는 허언이 아니었다. 도강 실력만 봐도 알 수 있다. 글래디에이터가 건널 수 있는 깊이는 수심 80㎝까지로 성인 남성 엉덩이 높이 정도다. 엔진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엔진 흡기구가 80㎝ 이상으로 설계돼 있다.
지프의 4륜구동 '셀렉 트랙(SELEC-TRAC) 4X4' 시스템은 △2H 오토 △4H 오토 △4H 파트타임(Part-time) △N(중립) △4 로우(Low) 등 5가지 모드로 노면 상황에 대응할 수 있게 했다. 모드 변경은 변속기어(D-R-N) 레버 옆에 별도로 있는 셀렉 트랙 레버를 움직이면 된다.
먼저 서울에서 가평까지 포장도로는 2H 오토로 주행했다. 구동력을 모두 후륜으로 전달해 안정적인 승차감을 제공했다. 가평에 도착해서는 4H 오토로 바꿨다. 4H부터는 사륜이 구동돼 접지력을 제고했다. 아직은 후륜 구동 비율이 전륜 대비 높아 포장도로에서 나쁘지 않은 승차감을 보였다.
경반계곡 초입 비포장도로에 진입해서는 4H 파트타임으로 바꿨다. 본격적인 사륜구동으로 전·후륜이 50 : 50의 동일한 구동력을 전달 받았다. 이전보다 전륜의 굴림 힘이 강해져서인지 자갈길을 지나갈 때 차가 지면과 단단하게 맞물리는 느낌이 들었다. 첫 번째 계곡도 4H 파트타임으로 무사히 건넜다.
이후 다음 계곡부터는 셀렉 트랙 레버를 가장 아래로 내려 4 로우로 바꿨다. 4 로우는 낮은 기어비로 속도는 시속 8㎞ 이하로 제일 느리지만 최대 36㎏·m의 토크를 발휘한다. 계곡을 지나 나오니 길 곳곳에 바위가 도사리고 있었는데 강력한 토크에 힘입어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 외에도 글래디에이터에는 동급 유일의 전자식 프론트 스웨이바 분리 장치가 적용됐다. 스웨이바는 바퀴 좌우 서스펜션을 연결하며 코너를 돌 때 차량 무게중심이 쏠리는 것을 방지하지만, 오프로드에선 좌우 서스펜션의 높낮이를 제한해 험로 주파에 방해가 된다.
글래디에이터는 스웨이바를 분리할 수 있게 해 노면 높낮이에 따른 서스펜션과 타이어의 유연성을 향상했다. 이날 바위를 지나며 스웨이바를 분리하니 서스펜션 유연성 증대로 좌우 흔들림이 한결 적어졌다.
한쪽 바퀴가 헛돌면 차량이 위험하다고 감지해 양쪽 바퀴 모두 움직이지 않게 하는 디퍼렌셜 기능도 글래디에이터에선 해제할 수 있다. 일명 '트루 락'이라고 불리는 이 기능은 바퀴 1개만 땅에 닿은 상태라면 다른 세 바퀴 모두 허공에 떠 있어도 한쪽 바퀴의 접지력만으로 차량이 빠져나올 수 있게 한다.
이날은 한쪽 바퀴가 노면에서 뜰 정도로 심한 오프로드 코스는 없어서 트루 락 기능을 사용해 보지는 못했지만, 극한 상황에서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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