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고친 '아방이'의 고민…치고 들어오는 소형 SUV와 '첫 차' 경쟁

3년만의 페이스리프트 공개…그랜저 등과 디자인 통일·라인업 정비 고민 담겨
"국내 판매모델 중 4위, 현대차 스테디셀러…가격 설정 따라 판매량 좌우될 것"

현대자동차는 27일 ‘더 뉴 아반떼’의 디자인을 최초로 공개했다. 아반떼는 2020년 4월 출시 이후 3년만에 선보이는 부분변경 모델로, 기존 모델의 강렬한 존재감을 보다 강조하면서도 디자인의 완성도를 한 단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현대자동차 제공) 2023.2.27/뉴스1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국산 준중형 세단의 대표주자 현대자동차 아반떼가 새 얼굴을 공개했다. 큰형님 모델인 그랜저와 패밀리룩을 갖췄지만,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인 탓에 디자인에 큰 변화는 없다. 이미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어 아반떼의 페이스리프트는 신차 효과보다는 라인업 정비에 대한 고민이 담겼다는 평가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3월 중 아반떼 출시를 예정하고, 지난달 27일 '더 뉴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디자인을 공개했다.

역동적인 디자인을 가졌던 기존 모델의 형태는 유지하면서도 7세대 그랜저가 가진 '수평형 램프'와 유사한 그래픽 요소를 추가했다. 기존 모델에서 지적이 많았던 치솟은 헤드 램프는 수평 라인에 어울리게 각도를 내렸다. 전면부 그릴을 상하로 나눴고, 후면 리어 범퍼에 투톤 디자인을 추가한 정도가 차이점으로 보인다.

소폭의 디자인 변화에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과하지 않게 적절히 변화를 준 것 같다"는 호평도 있지만, "변한 것이 뭔지 모르겠다" "디자인보다는 가격 변화에 중점을 둔 것 같다"는 아쉬운 목소리도 나왔다.

사회초년생의 대표 차종인 아반떼는 '아방이'라는 귀여운 애칭까지 붙을 정도로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는 국민모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량은 5만8743대로 국내 판매 모델 중 4위를 기록했고, 1월 판매량도 6100대로 3위에 랭크됐다. 국내는 중대형급 이상 차종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아반떼는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의 페이스리프트는 새로운 디자인 트렌드를 집어넣고, 출시 후 시간이 꽤 지난 차종에 신차 효과를 부여해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의미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완전변경(풀체인지)에 준하는 정도의 디자인 변경을 시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반떼의 보수적인 페이스리프트는 현재도 준수한 판매량을 크게 끌어올리기보다는 형님 모델들과 디자인 통일성을 주고, 향후 세단 모델 라인업에 대한 정비를 위한 목적으로 읽힌다.

지난해 7세대 신형 그랜저에 탑재되고, 1월 출시된 코나에도 장착됐던 수평형 램프는 3월말에서 4월초 출시가 예정된 쏘나타 페이스리프트 모델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아반떼는 3년만에 이른 페이스리프트 출시로 이들과 비슷한 형태의 눈매를 갖추게 됐다.

노재승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미래적인 디자인이 들어가면서도 준중형 모델인 만큼 상대적으로 덜 적극적이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면서도 "현대차의 디자인 아이덴티티와 궤를 맞추기 위해 적절한 시기에 진행된 페이스리프트"라고 평가했다.

아반떼는 엔트리급 세단이지만, 최근에는 SUV의 인기 증가로 경형 또는 소형 SUV 모델들이 아반떼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판매 추이를 보고 현대차는 세단 차종을 축소하는 등의 라인업 정비를 고민할 것이라고 봤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세단의 차급 수요가 상향 평준화되면서 아반떼는 고민이 많은 차종이 됐다"며 "이번 페이스리프트로 한동안은 아반떼 모델을 지속하면서 (라인업 정비에 대한) 고민을 본격적으로 할 것"이라고 봤다.

새 얼굴의 아반떼가 세단 라인의 한 축을 유지할지 여부는 결국 가격에 달렸다. 현대차는 아직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디자인만 공개한 상태다. 3월 중에 예정된 실차 공개 등에서 가격을 공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 교수는 "아반떼는 장수하는 스테디셀러다. 가격 경쟁력에서 승부를 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김 교수도 "아반떼 같은 모델은 가성비가 판매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크다. 가격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