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강국들 앞다퉈 지상무인차량 개발…"2030년 56억달러 규모로 성장"

운용개념 정립·공용플램폼 개발·통신기술 개발 '중요 과제'

(한국자동차연구원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우리 육군을 포함해 세계 주요 군사 강국이 인명피해 감소, 유무인 전투체계 구현을 위해 지상무인 차량(Unmanned Ground Vehicle, UGV)을 앞다퉈 개발 중인 가운데 한국자동차연구원은 군용 지상무인차량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제는 △운용개념 정립 △공용 플랫폼·SW 공통 프레임워크 개발 △지형 및 기상제약을 극복하는 통신기술 개발이라고 밝혔다.

11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간한 '군용 지상무인차량 개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지상무인차량 시장은 2021년 31억달러(약 4조원)에서 2030년 56억달러(약 7조3000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상무인차량은 사람이 차량에 탑승하지 않은 상태인 원격 조종 또는 자율주행 방식으로 인간이 수행하기 쉽지 않은 고난도 작업을 수행한다. 군사용으로는 인명피해 감소와 방호력·기동력 보강 등에 따라 유인전투차량의 높은 획득비를 절감할 수 있고,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작동 방식 측면에서 지상무인차량은 사람이 원격지에서 이미지나 센서 정보를 바탕으로 조종하는 방식과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으로 스스로 판단해 움직이는 자율주행 방식으로 구분된다. 보고서는 "특히 자율주행 기술 발전과 맞물려 지상무인차량은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자율주행 방식의 군용 지상무인차량은 정형화된 도로가 아닌 야지에서 주로 활용, 상용 자율주행 기술과 상호보완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상무인차량의 높은 장점에 따라 세계 주요국이 수송·전투·정찰 등에 특화된 군용 지상무인 차량을 앞다퉈 개발 중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육군은 분대용 다목적지원차량(SMET), 로봇전투차량(RCV-L,M,H)과 수송차량을 위한 Leader-Follower 체계를 시험 중에 있다. 다목적형인 SMET는 2018년부터 제10 산악사단에서 시험 중이며 일반수송용, 보병전투용, 대전차용, 공병용 등으로 계열화될 예정이다. 전투용인 RCV-L은 이미 시험평가를 완료했고, RCV-M과 RCV-H는 시험 평가를 진행 중이다.

Leader-Follower 체계는 3대의 무인차량을 1대의 유인차량에 연결해 이동하며 자율주행을 위한 AMAS(Autonomous Mobility Applique System)를 적용해 2027년까지 전력화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호주 육군은 수송차량 종속주행을 위한 Leader-Follower체계, 선택적 승무원 탑승 전투차량 OCCV(Optionally Crewed Combat Vehicle), 사족보행 로봇을 개발하고 있고 이스라엘 육군은 국경 감시로봇인 Guardium을 비롯한 다수의 지상무인차량을 운용 중이다. 최근 AI 기반의 자율무인차량 'ROOK'을 공개하기도 했다.

독일의 경우 Rheinmetall사에서 미션마스터 자율무인차량에 정찰 및 화력지원 임무를 수행하는 계열화 차량을 개발 중이다. 러시아는 전투용 로봇인 URAN-9과 정찰용 로봇 Nerekhta 등 다수의 지상무인차량을 시험 중에 있으며 특히 자율형 무인전차 Marker를 시험운용하고 있다.

우리군 역시 육군부대를 기동화, 네트워크화, 지능화하는 'Army TIGER 4.0' 개념과 연계해 다양한 지상무인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드론과 로봇, 전투차량 등이 통합된 1개의 Army TIGER 시범여단을 운용하고, 2040년까지 모든 보병여단을 Army TIGER 4.0 부대로 전환할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국방과학연구소와 한화디펜스가 개발해 기갑수색부대에서 운용 예정인 무인수색차량은 2021년 탐색개발을 종료하고 체계 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 현대로템에서 개발한 다목적 무인차량 역시 2022년 시범운용 완료 후 전력화를 앞두고 있으며, 한화디펜스가 개발한 지능형 다목적 무인차량은 현재 시범 운용 중이다. 국방과학연구소는 미국 지상군 차량체계 연구소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지형정보가 없는 지역에서 운용 가능한 자율탐사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제공) ⓒ 뉴스1

보고서는 군용 지상무인차량 개발의 중요한 과제는 기술수준을 고려한 운용개념 정립, 공용 플랫폼과 SW 공통 프레임워크를 통한 비용·시간 절감, 지형 및 기상제약을 극복하는 통신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야지 자율주행 기술과 상황인식 기술의 수준에 따른 운용개념 정립이 선행돼야 하며 개발 초기 단계부터 시험평가 기관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자율무인차량에 적용되는 기술수준에 따라 사람이 어느 단계에서 개입해 임무를 수행할 것인지가 구체화돼야 장비 전력화에 따른 인력소모를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기술수준을 고려한 운용개발과 개발 시 반영된 Edge Case(극단적 상황)를 고려해 실물시험평가와 M&S(Modeling&Simulation) 방법을 적용한 시험평가방법을 병행 개발해야 한다"며 "공용 플랫폼 및 공통 프레임워크를 개발해 임무에 따라 용도에 맞는 장비를 탑재해 운용하면 개발비와 생산비를 줄이고 운영유지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특히 지형 및 기상의 제한사항을 극복하고 무인차량과 무인차량, 무인차량과 유인차량 간 데이터 통신을 위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며 "광학 카메라 통신 및 라이다 기술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LiDAR-OCC(Optical Camera Communications) 기술 등 첨단 통신기술을 적용하여 기상·지형의 제약을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