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없던 QM6 디젤, 연비·정숙성으로 반전 드라마 쓴다

[시승기]1.7·2.0 디젤 동반 출격…약점 정숙성·연비 향상
저속구간서 반응성 좋아 도심 주행 최적화…가성비도 'UP'

르노삼성 QM6 라인업 ⓒ 뉴스1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QM6는 가솔린하고 LPG아냐?"

르노삼성 QM6는 출시 이래 가솔린 모델이 판매를 주도해 온 특이한 이력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최근엔 정책 완화 속에 유일한 LPG 모델이 판매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디젤 모델의 판매 비중은 10%를 넘기지 못할 정도로 완벽하게 소외된 모습이다. 이유는 이렇다 할 매력이 없어서다. 가솔린과 연비 차가 크지 않은 데다가 소음과 진동도 심하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이런 편견을 부수기 위해 르노삼성자동차는 고심 끝에 새로운 디젤 모델인 더 뉴 QM6 dCi를 내놨다. 연비를 끌어올리고 성능을 업그레이드해 지난 9월 출시된 1.7 dCi 2WD과 2.0 dCi 4WD을 최근 시승해 봤다.

먼저 탑승한 것은 다운사이징 엔진이 적용된 1.7 dCi 2WD 모델이다. 기존 모델과 외관과 내장에는 큰 차이를 발견하지 못해 가장 궁금한 숙제 해결을 위해 시동 버튼을 눌렀다. 정적이 감돌았다. 가솔린이나 LPG 모델이 아닌지 헷갈릴 정도로 거슬릴만한 진동이 느껴지지 않았다. 기존 모델에서 약점으로 지적된 진동, 소음 등 정숙성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한 모습이다. 르노삼성은 소음 유입 가능성이 있는 펜더, 대시, 서브프레임부시, 엔진 배기 히트 실드 부분에 차음재를 보강하고 재질을 개선했다.

르노삼성 QM6 라인업 ⓒ 뉴스1

주행성능은 도심 주행 최적화를 위해 더 세심하게 다듬어진 듯 보였다. 1.7 dCi 2WD는 1750rpm부터 최대토크 34.6㎏.m의 힘을 발휘한다. 이전 모델(2000rpm) 대비 낮은 RPM에서 최대 토크를 구현하도록 해 응답속도와 초반 가속 구간에서 강점을 보인다. 신호 대기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가볍게 튀어 나가는 반응성에 운전이 꽤 재밌게 다가왔다.

시속 100㎞까지는 경쾌하게 속도가 올라가지만, 엔진의 한계를 반영한 듯 이후부터는 깊숙하게 가속페달을 밟아도 영 속도가 나지 않는다. '달리기'에 최적화된 차가 아닌 만큼 고려해야 할 요소다.

QM6 DCi 엔진 ⓒ 뉴스1

강점은 단연 연비다. 엔진의 크기를 줄인 만큼 연비가 향상됐겠지만 생각 이상이다. 공인연비는 리터(ℓ) 당 14.4㎞였는데 100~120㎞ 수준으로 20여㎞를 달린 결과 실제론 리터당 21㎞를 기록했다.

이어 시승한 2.0. 디젤 모델은 전반적인 엔진 성능은 우수했지만, 정숙성은 1.7 엔진에 비해 다소 부족한 느낌이었다. 비슷한 구간을 달린 결과 연비는 리터당 17㎞ 수준을 기록했다. 공인연비인 12.5㎞보다는 확연히 높았지만, 여전히 1.7엔진의 강점이 더 크게 느껴졌다.

대신 르노삼성은 2.0 디젤에만 최상위 트림이자 프리미엄 브랜드이기도 한 ‘프리미에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차별화를 시켰다. 프리미에르에는 전용 19인치 투톤 알로이 휠, 퀼팅나파가죽시트, 보스(BOSE) 서라운드 시스템 등이 추가된다.

1.7 dCi와 2.0 dCi 가격은 각각 2725만~3319만원, 3270만~3859만원으로 책정됐다. 가솔린 모델(2445만~3289만원)과 LPG모델(2376만~2946만원) 비해 여전히 비싸다. 지난 9월 기준 QM6의 모델별 판매량은 LPG가 55.4%, 가솔린이 31.5%의 비중을 차지했다. 디젤은 신규 트림 출시에도 6.3%에 그치며 주목을 받는데 실패한 모습이다. 다만 이번 2020년형부턴 기존의 단점과 한계를 확실히 개선한 만큼 QM6 디젤의 반전 드라마를 기대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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