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수열전②]대한민국 배달의 기수, 포터·봉고 vs 다마스·라보

불황속 '서민의 발' 상용차 판매 급증

현대차 포터Ⅱ ⓒ News1

(서울=뉴스1) 임해중 심언기 기자 = "국내 완성차 1위 업체인 현대자동차의 상반기 최다 판매 모델은 어떤 차종일까?"

정답은 상용트럭 '포터'다. 현대차 판매량 1위는 곧 국산차 판매량 1위란 의미다. 국민차로 불리는 아반떼와 쏘나타도 포터 판매량에 못 미쳤다. 기아차의 봉고 역시 올해 상반기 모닝, 카니발에 이어 누적판매량 3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포터와 봉고가 꽉 잡고 있는 상용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를 견제하는 업체는 한국지엠이다. 다마스와 라보는 포터와 봉고보다 몸집은 작지만 틈새시장을 파고들면서 현기차의 일방독주를 막는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서민의 발' 포터·봉고…풀체인지·새모델 개발 소홀 지적도

지난해 12월 현대차 판매량 7위를 기록한 포터는 올해 1월 8632대가 팔리며 1위로 올라섰다. 2월과 6월에는 아반떼가 잠시 왕좌를 탈환하기도 했지만, 매달 9000대 안팎의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 상반기 총 5만4689대가 팔리며 국산차 전체 판매 1위에 올랐다.

기아차의 봉고도 상반기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1월 4847대, 2월 4165대, 3월 5730대, 4월 4921대, 5월 5072대, 6월 5839대 등 총 3만574대가 팔려 모닝(3만5005대)과 카니발(3만2038대)에 이어 기아차 판매 3위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장수 모델들인 이들 두 상용차는 부분변경을 거쳐 꾸준한 판매를 보이는 효자 모델이기도 하다. 반면 풀체인지나 상용차 개발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불만도 있다.

ⓒ News1

◇'배달의 기수' 다마스·라보…포터·봉고 대체재 역할

한국지엠의 다마스와 라보 역시 서민들과 애환을 함께 하는 대표적인 상용차다. 포터와 봉고 보다 차체가 작은 이들은 주로 단거리 배달용 및 푸드트럭 등으로 애용되고 있다. 다마스와 라보는 경차 혜택을 받는 유이한 상용차이기도 하다.

올해 상반기 다마스는 2911대, 라보는 2649대가 각각 팔렸다. 전년도 3334대, 3038대에 비해 10% 이상 감소한 수치다. 안전사양 문제로 단종 위기에 몰리면서 지난해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지난해 대비 판매량이 다소 감소했으나 소상공인들로부터 꾸준히 사랑받아온 모델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단종위기가 한창일때 소상공인협회 등에서 생산재개 요청이 쇄도했다"며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고려해 생산을 지속하고 있으며, 향후 3~4년간 무리 없이 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불황 나타내는 씁쓸한 뒷맛 '포터지수'

경제가 불황일수록 여성들의 립스틱이 잘 팔린다는 이른바 '립스틱 효과'는 옛말이 됐다. 이제는 포터의 판매량으로 경기를 가늠한다는 '포터 지수'란 말이 나오고 있다.

포터는 주로 자영업자와 생계형 배달업종 종사자들이 찾는다. 포터의 판매량 증가는 곧 경기불황에 따른 고용불황, 생계형 창업자들이 늘어난다는 것을 암시한다.

포터는 지난해 9만9743대가 팔렸지만,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5만4689대가 판매됐다. 현 추세대로라면 연말 누적판매는 사상최초로 1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eon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