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전륜구동 고급세단 '아슬란'…"진짜 조용하네!"

그랜저와 제원 같지만 정체성 뚜렷…"낮은 연비 다소 아쉬워"

현대차 아슬란ⓒ News1

(서울=뉴스1) 박기락 기자 = '아슬란'은 현대자동차가 렉서스와 아우디 등 전륜구동 방식의 수입 고급세단에 대적하기 위해 내놓은 최상위 전륜구동 세단이다. 현대차는 최근 고급 세단들이 주행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후륜구동 방식을 채택하며 놓쳐버린 승차감과 정숙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아슬란을 개발했다.

몇년 전부터 고급세단 시장은 독일차를 중심으로 후륜구동 방식을 채택한 모델들이 득세하고 있다. '아슬란'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이 틈새를 비집고 들어섰다. 디젤계 후륜구동 고급세단에 피로감을 느끼는 소비자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의 간격을 메우고 있다.

2012년 기아차의 오피러스 단종 이후 국산 전륜구동 고급세단의 바통을 이어받은 현대차의 '아슬란'을 경기 파주 헤이리 일대에서 시승했다. 시승차는 이 차량의 최상위 모델인 'G330 익스클루시브'로, 와이드 파노라마 선루프, 8인치 스마트 내비게이션, 듀얼 풀 오토에어컨 등 편의사항을 두루 갖췄다. 이 차를 타고 파주 롯데아울렛부터 평화누리공원까지로, 자유로를 포함해 왕복 90km 구간을 거침없이 달려봤다.

현대차 아슬란ⓒ News1

'아슬란'의 전면부는 그랜저와 흡사하다. 그러나 후면부로 갈수록 제네시스의 디자인을 연상케 했다.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이 아슬란에 적용되면서 패밀리룩을 완성해가고 있는 모습이다.

차에 탑승후 시동을 걸었지만 엔진음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엔진의 진동만으로 시동이 걸렸는지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공회전 상태에서 정숙성은 뛰어났다. 뒷좌석에서는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차량 유리에 이중접합 소리차단유리와 엔진룸 및 주요 부위에 흡차음재를 확대 적용하면서 엔진 소음을 최소화시켰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주행성능도 나쁘지 않았다. 급가속에도 출력만큼 가속이 되면서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급회전에 따른 쏠림도 프라임 나파 가죽으로 만든 시트가 탑승자를 꽉 잡아주면서 안정감을 느끼게 했다.

적당한 비율로 셋팅된 엑셀러레이터도 인상적이었다. 10~20% 정도의 밟기로 가속했을 때 다소 묵직한 움직임을 보여준 아슬란은 그 이상을 밟자 경쾌하면서도 부드럽게 치고 나갔다. 특히 시속 100km에서 시속 160km까지의 탁월한 가속 성능은 고속주행시 추월에 매우 유용했다.

고속주행에서도 앞좌석 소음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다만 시속 120km를 넘어서면서부터 뒷좌석 뒤로 풍절음과 노면음이 갑자기 크게 들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실내 정숙성이 높아 운전자가 계기판을 보기 전에 속도감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과속할 위험성도 우려됐다.

현대차 아슬란 실내ⓒ News1

시승 차량이 아슬란의 최상위 모델인 'G330 익스클루시브'인만큼 각종 편의사항은 만족할만한 수준이었다.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투톤 인테리어부터 충분한 공간의 뒷좌석까지 그랜저보다 한 단계 위에 있는 차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각종 컨트롤 버튼도 직관적으로 배열돼 있어 조작이 용이했다.

이날 주행중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모드와 일반모드로 변경하면서 운전한 까닭에 이날 시승 차량의 연비는 공인 복합연비는 9.5km/ℓ(도심 8.1km/ℓ, 고속도로11.8km/ℓ)보다 낮은 8.4km/ℓ를 기록했다. 최근 고급 수입세단들이 연비에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슬란에는 전 모델에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하고 △람다Ⅱ V6 3.0 GDi △람다Ⅱ V6 3.3 GDi 엔진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람다Ⅱ V6 3.0 GDi 엔진은 최고출력 270마력, 최대토크 31.6kg.m며 람다Ⅱ V6 3.3 GDi 엔진은 최고출력 294마력, 최대토크는 35.3kg.m다.

판매가격은 △G300 모던 3990만원 △G330 프리미엄 4190만원 △G330 익스클루시브 4590만원이다. 그랜저보다 비싸지만 제네시스보다는 저렴하다.

아슬란은 엔진을 비롯해 전장, 전폭, 표시연비 등이 거의 그랜저와 같지만 정숙성과 주행성능 면에서 확실히 자신만의 '색깔'을 갖고 있는 차량이라고 할 수 있겠다.

kiroc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