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1억짜리 SUV '포르쉐 마칸 터보' 몰아보니…

최고출력 400마력·최대토크 56.1kg.m
포르쉐 스포츠카 '911' 못지않은 주행감각

포르쉐 마칸 터보(포르쉐코리아 제공)© News1 류종은 기자

(서울=뉴스1) 류종은 기자 = 포르쉐는 외계인이 개발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이상적인 차량이라는 말이다. 스포츠카 전문 브랜드인 포르쉐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카이엔'을 내놓았을 때 사람들은 '포르쉐는 죽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이엔을 직접 타본 사람들은 '포르쉐는 포르쉐다'고 평가했다.

포르쉐가 지난해 11월 LA국제오토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콤팩트 SUV '마칸'을 개발할 때도 외계인의 도움을 받은 것 같았다. 마칸은 카이엔을 축소시켜 놓은 듯한 외모에 스포츠카 '911 까레라'에 버금가는 주행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마칸에 대한 많은 소문들이 있지만, 직접 몰아보고 나면 '마칸도 역시 포르쉐'라고 말하게 될 것이다.

지난 11일 포르쉐 마칸 터보를 타고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 서킷에서 시승했다. 이번 시승은 포르쉐코리아가 오는 22일까지 진행하는 '포르쉐 월드 로드쇼'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총 18종의 포르쉐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었다. 그 중 가장 '핫(Hot)'한 차량은 최근 출시된 마칸 터보였다.

마칸 터보의 외관은 '형님' 뻘인 카이엔과 비슷했다. 특히 개구리를 연상시키는 전면부는 카이엔을 작게 축소시켜놓은 것 같았다. 보닛에는 캐릭터 라인이 두줄 잡혀 있었다. 보닛 중앙에는 포르쉐 마크가 자리잡고 있었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격자 모양으로 제작, 강한 인상을 완성했다. 앞범퍼 양쪽에는 크롬라인이 고양이 수염처럼 두줄씩 위치하고 있었다.

마칸의 측면모습은 SUV보다는 스포츠쿠페 느낌이 강했다. 지붕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선은 각도가 컸다. 또 전체적인 무게 중심이 아랫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공기역학적인 측면을 강조한 유선형의 옆모습은 당장이라도 달려나갈 것처럼 보였다. 뒷모습은 '마칸 터보'라는 글자가 써있을 뿐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차량의 문을 열어보니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두꺼운 강판을 사용한 것이다. 측면 충돌에서도 운전자와 승객을 지켜줄 수 있도록 제작됐다. 실내 인테리어는 파나메라, 카이엔 등과 동일한 아이덴티티(정체성)을 가졌다. 센터페시아(중앙조작부분)는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와 공조장치가 위치하고 있었다. 대시보드 중앙에는 아날로그 시계가 자리잡고 있었다.

기어박스에는 기어봉과 오프로드,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등 주행모드를 조절하는 버튼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포르쉐를 처음 접하는 운전자들에게는 다소 어렵게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튼 배열을 좀 더 직관성있게 제작하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센터콘솔에는 컵홀더 2구와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마칸이 데일리카(일상차량)로도 사용하기 적합하다는 것을 나타냈다.

스티어링휠은 3포크 형식으로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적당한 두께감으로 잡는 느낌이 좋았다. 패들시프트는 마그네슘으로 처리, 누르는 감촉이 좋았다. 스티어링휠 뒷편으로 보이는 클러스터페시아(계기판)은 속도, RPM, 차량정보 등을 표시해줬다. 속도계와 RPM의 위치가 일반 차량과 다른 것이 마칸의 특징이었다.

포르쉐 마칸 터보 주행 모습(포르쉐코리아 제공)© News1 류종은 기자

시동을 걸자 포르쉐 특유의 '으르릉'하는 엔진소리가 들리면서 RPM 계기판의 바늘이 끝까지 움직였다 제자리로 돌아왔다. 마칸도 다른 포르쉐들처럼 열쇠구멍이 운전자 왼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브레이크를 밟고서 액셀레이터에 힘을 주니 '우우우웅'하는 엔진음이 크게 들려왔다. 잠재된 '주행본능'을 일깨우는 소리였다.

마칸 터보는 최고출력 400마력, 초대토크 56.1kg.m의 강력한 힘을 갖춘 3.6리터 V6 터보 엔진을 얹고 있다. 또 포르쉐 전용 PDK 7단 변속기를 장착, 고속주행에 적합한 기어변속을 제공했다. 구동방식은 풀타임 4WD(4륜구동)으로 차체가 높은 편임에도 안정적인 고속주행과 코너링을 보장했다.

용인 스피드웨이는 직선코스가 많지 않고, 구불구불한 곡선과 180도 회전을 요하는 '헤어핀' 구간이 많다. 때문에 마칸의 코너링 능력을 시험하기 좋은 서킷이다. 출발 직후 가속력을 알아보기 위해서 액셀레이터를 끝까지 밟아보니 RPM이 순식간에 4500까지 치솟았다. 동시에 차량은 눈깜짝할 사이에 시속 100km를 넘어섰다. 포르쉐 스포츠카 '911 까레라'를 떠올리게 했다. 곧바로 이어지는 급커브 구간 때문에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았다. 속도는 어느새 시속 50km 수준으로 떨어졌다.

구불구불하게 이어지는 3연속 코너 구간에서 마칸 터보는 시속 120~160km의 속도로 빠르게 빠져나갔다. 이후 마주한 직선 구간에서는 액셀레이터에 발을 올리자마자 시속 200km까지 올라갔다. 엔진은 힘이 남아돌고 있으니 속도를 더 내라고 울부짖었다. 180도 회전을 해야하는 헤어핀 구간 때문에 속도를 시속 85km까지 급격히 줄였다. 스티어링 휠은 운전자가 생각하는 만큼 꺾으면 그대로 회전했다. 잘달리고, 잘서고, 잘돌았다. 자동차의 본질에 충실했다는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이어지는 곡선구간과 직선구간을 돌면서 운전이 참 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르쉐를 몰아본 사람들은 누구나 하는 생각이다. 차량의 성능이 그만큼 훌륭하다는 것이다. 서킷을 몇바퀴 돌고서 차에서 내릴때는 '갖고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하지만 이 차량을 소유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마칸 터보의 국내 시판 가격은 1억740만원에 달한다. 게다가 소비자들이 원하는 옵션을 추가하다보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가격이 될 수도 있다.

rje3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