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푸조3008, 연비·공간 '굿'…승차감 '글쎄'

(서울=뉴스1) 류종은 기자 = 푸조의 소형 SUV '3008'이 올초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을 마치고 국내 등장했다. 기존 모델은 동글동글한 '귀여운' 인상이지만 3008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좀 날카롭다. 우수한 공간활용과 높은 연비를 갖췄지만 MCP(Mechanically Compact Piloted) 변속기의 승차감은 여전히 '울컥'거렸다.

23일 푸조 3008 Active 1.6 e-HDi를 타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경기도 여주를 다녀오는 약 200km 거리를 시승했다. 이번 시승에서는 3008의 고속주행 연비, 트렁크 공간의 적재성, MCP 변속기의 변속감 등을 시험해 볼 수 있었다.

푸조 3008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전면부에 가장 많은 변화가 있었다. 격자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가로 두줄로 바꾸고 헤드램프를 날카롭게 변경했다. 옆모습은 기존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붕은 완만한 각도로 낮아져서 탑승자에게 충분한 헤드룸(머리 위 공간)을 제공했다.

뒷모습도 소소한 변화가 있었다. 구멍이 여러개 뚫린 것 같았던 후미등은 세로줄무늬로 바꼈다. 후미등 색상의 경우 전체적으로 기존에는 전체적으로 빨간색이었지만, 이번 모델은 아랫쪽에 흰색으로 처리됐다. 트렁크 문은 위-아래로 열릴 수 있게 2단으로 제작됐다.

트렁크는 푸조 3008의 큰 장점 중 하나다. 2단 트렁크 문을 완전히 개방하면 짐을 싣고 내릴 때 용이하다. 또 아랫편 트렁크 문은 최대 200kg의 하중을 견딜 수 있어, 웬만한 성인 남성 3명, 여성 4명까지 앉을 수 있다. 캠핑족들에게는 훌륭한 간이 벤치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센터페시아(중앙조작부분)은 내비게이션-공조기-오디오-공조조작부분-기어박스 등으로 이어지는 매끈한 구성이었다. 다만 내비게이션의 경우 너무 깊숙한 곳에 위치, 운전하면서 조작하기가 어려웠다. 기어봉은 위치나 두께가 적당해서 조작에 용이했다. 주행모드를 선택하는 버튼도 편리한 위치에 있었다. 센터콘솔(중앙수납부분)은 꽤 깊어서 물건을 수납하기 좋았다.

푸조 3008은 전장 4365mm, 전폭 1835mm, 전고 1640mm 등의 크기로 현대차 '투싼 ix', 기아차 '스포티지R' 등보다 조금 작다. 하지만 전면 유리의 개방감은 훨씬 시원하다. A필러(보닛과 지붕의 연결부분에 위치한 기둥)와 운전자가 멀리 떨어져 있고, 각도도 완만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운전시 뛰어난 시안성을 확보해줬다.

푸조 3008은 최고출력 112마력, 최대토크 27kg.m 등의 힘을 내는 1.6 e-HDi 디젤 엔진을 얹고 있다. 복합기준 공인연비는 18.1km/l,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06g/km 등의 친환경성도 갖췄다. 변속기는 6단 MCP 변속기다. 연비 친화적인 파워트레인(동력계통) 구성이다.

시동을 걸면 운전석 앞쪽으로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올라온다. 기조에는 단색으로 구성됐던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풀컬러로 바꼈다. 차량의 현재 주행 속도 표시는 화이트, 속도제한은 오렌지, 크루즈 컨트롤은 그린, 차간거리 경고는 레드 등 주행 관련 핵심 정보를 컬러로 구분해 시인성을 높였다.

3008을 주행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연비'와 'MCP 조작'이었다. MCP변속기는 푸조가 고연비를 실현하기 위해 개발한 수동 기반의 싱글 클러치 자동변속기다. 때문에 기어변속이 있을 때마다 차체가 '울컥'거린다. 때문에 최대한 변속할 때마다 액셀레이터 조작을 통해 변속 충격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했다.

시내주행에서는 잦은 변속이 이뤄지기 때문에 변속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액셀레이터 페달 조작을 자주해야 했다. 하지만 일반 자동변속기보다 울컥거리는 느낌이 많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그 느낌에 익숙해지지만, 동승자들은 계속 불편하게 느꼈다.

고속 주행에서는 기어 6단으로 계속 주행을 하기에 변속 충격은 없었다. 급가속을 하니 디젤엔진 특유의 힘으로 빠른 반속도를 보였다. 다만 시속 100km 이상에서는 낮은 배기량과 출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시속 160km 이상의 속도에서는 힘에 겨운 움직임을 보였다. 곡선 구간에서는 높은 차체를 의식하지 않아도 될 만큼 우수한 코너링을 선보였다. 고속구간에서는 25~27km/l 수준의 우수한 연비를 유지했다.

이번 시승을 마치고 트립컴퓨터를 통해 확인한 최종 연비는 20.1km/l 였다. 공인연비보다 2km/l 가량 우수한 결과였다. 다만 소형SUV라는 점을 감안하면 4070만원이라는 가격은 결코 적은 액수는 아니다.

rje3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