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한번 주유로 700km 거뜬…'캠리 하이브리드'

'서울~대구' 왕복 총 연비 17.4km/l

토요타 2013년형 '뉴 캠리' 하이브리드(한국토요타자동차 제공) © News1

(서울=뉴스1) 류종은 기자 = 최근 몇년간 국내 운전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연비'다. 리터당 1900~2000원을 호가하는 휘발유값은 운전자들에게 부담이 돼왔다. 디젤차량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높은 연비 때문이다. 하지만 디젤차량은 '소음·진동'이라는 태생적인 단점을 갖고 있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주행감각과 높은 연비를 원한다면 토요타의 '캠리 하이브리드'가 그 답이 될 수 있다.

지난 21일 7세대 캠리 하이브리드를 타고 서울에서 대구를 다녀오는 총 700km 거리를 시승했다. 이번 시승에서는 고속도로와 시내도로를 모두 달려봤다. 이를 통해 토요타가 자랑하는 '고연비'의 실체를 확인해볼 수 있었다.

캠리 하이브리드의 외관은 가솔린 차량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다만 토요타 엠블럼이 하이브리드를 상징하는 푸른빛을 띄고 있었다. 전체적인 느낌은 잘 갈아진 '일본도'를 떠올리게 하는 깔끔한 모습이었다.

차체 크기는 토요타가 경쟁모델로 내세우고 있는 현대차의 '그랜저'나 '쏘나타'보다는 작다. 하지만 실내 공간은 이들보다 넉넉했다. 특히 뒷좌석은 신장 180cm의 남성이 앉아도 무릎공간이 충분히 보장될 만큼 넓었다.

운전석에 앉아 시트를 조절해보니 다른 모델들보다 시트가 높이 올라갔다. 앉은키가 작은 여성운전자들도 여유로운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배려한 모습이다. 가죽으로 덮힌 대시보드는 고급스러움 보다는 단숨함을 강조했다. 클러스터페시아(계기판)와 센터페시아(컨트롤 패널 부분)는 화려하지 않지만 필요한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캠리 하이브리드 대시보드(한국토요타 제공)© News1 류종은 기자

캠리 하이브리드는 2.5리터 4기통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새로워진 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2.5리터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한 구동장치는 최고출력 203마력, 최대토크 21.6kg.m 등의 힘을 냈다. 변속기는 CVT 무단 변속기를 채용,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했다. 다만 유단 변속기와 같은 역동적인 변속감각은 전해주지 못해, 운전의 재미는 덜했다.

기어박스에는 하이브리드 차량 특유의 'EV모드(전기차모드)'가 있었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전기모터만으로 최고 시속 40km의 속도로 최대 4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덕분에 주차장, 골목길, 정체되는 길 등에서 기름 한방울 쓰지 않고 주행할 수도 있었다. 또 고속 주행에서도 전기모터와 엔진이 동시에 구동, 제원상의 주행성능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

중부내륙 고속도로에서는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사용해 시속 110km 정속 주행을 실시했다. 정체구간이 거의 없어 약 60km 가량 주행하는 동안 평균 연비가 25km/l를 기록했다. 이후 시속 100~150km를 오가는 주행을 했지만 고속도로 평균연비는 19km/l를 넘었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시내주행에서 가장 큰 매력을 나타냈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와중에 EV모드와 엔진모드가 적절히 조합돼 높은 연비를 제공했다. 대구시내에서는 평균 16km/l, 서울 시내에서는 14km/l의 높은 연비를 나타냈다. 이번 700km 거리의 시승을 마치고는 17.4km/l의 최종 연비를 얻었다. 공인연비(16.4m/l)보다 약 1km/l 가량 우수하게 나왔다.

캠리 하이브리드의 국내 판매 가격은 4230만원이다. 경쟁모델인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4140만원)'보다 90만원 비싼 가격이다. 하지만 소음과 진동에 민감한 운전자라면 파사트보다는 캠리 하이브리디를 추천한다.

캠리는 '글로벌 스탠다드(국제표준)'를 지향하는 중형세단이다. 그만큼 잘달리고, 잘서고, 넓고, 편안하다. 그런 차량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었으니 '좋다'는 말을 하는 것이 불필요해보인다. 최근 현대·기아차도 그랜저와 K7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우세한 모습이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그 싸움의 선봉장에서 토요타를 이끌고 있다.

rje3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