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아반떼 디젤' 타보니…소음↓ 연비↑

직선주행 안정감 '우수'…차선변경·곡선주행 '출렁'

현대차 더 뉴 아반떼 디젤 주행(사진제공=현대자동차)© News1

'국민차' 아반떼 디젤모델이 나왔다. 최근 2000cc 이하 디젤 수입차 판매가 늘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대항마로 내놓은 모델이다. 현대차는 "더 뉴 아반떼 디젤은 편의사양과 소음에서 경쟁차량보다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지난 2006년에도 아반떼HD의 디젤 모델을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소음이 심하고 연비도 유럽차들보다 현저히 떨어져 결국 출시 3년만인 2009년에 자취를 감췄다.

현대차는 그런 아픔(?)을 딛고 만든 게 '더 뉴 아반떼 디젤'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확실히 다르다'고 자신하고 있다. 지난 13일 출시된 아반떼MD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된 '아반떼 디젤'은 소음을 줄이고 연비를 경차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렸다고 했다. 또 2000만원 전후의 가격을 책정해 유럽산 디젤차, 특히 폭스바겐 '골프'와 정면승부를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의 이같은 자신감의 실체를 확인해보기 위해 지난 20일 '더 뉴 아반떼 디젤' 모던 트림을 타고 경기도 양평 '힐 하우스'에서 여주 '솔모로CC'까지 왕복 160km를 달려봤다.

그랬더니 현대차의 자랑처럼 아반떼 디젤은 가솔린 차량에 버금가는 정숙성을 갖추고 있었다. 실제 주행에서 얻은 연비도 경차 이상이었다. 그러나 디젤 차량이어서 그런지 고속 주행에서 가속력은 좀 부족했다.

아반떼 디젤의 외관은 아반떼MD 페이스리프트 모델과 다르지 않다. 기존 아반떼MD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안개등, 범퍼, 헤드램프 LED 라이트 가이드 등을 변경해 '성형수술'을 마쳤다. 테일램프는 면발광 LED 램프를 적용했다. 어두운 곳에서 발광하면 2014년형 쏘나타의 테일램프와 비슷한 형태를 나타냈다.

아반떼 디젤은 차체길이를 전 모델보다 20mm 늘려 4550mm로 커졌다. 덕분에 전폭(1755mm)과 전고(1435mm)가 커지지 않았음에도 좀더 날렵해졌다. 다만 공차중량은 1335kg으로 가솔린 차량보다 90kg 무겁다. 디젤엔진의 무게 탓이다.

현대차 더 뉴 아반떼 디젤 실내(사진제공=현대자동차)© News1

차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가보니 기존 아반떼와 비슷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센터페시아(조작부분) 아래쪽에 위치했던 센터 에어벤트(공기구) 위치를 위로 옮겨 실용성을 높였다. 또 글로브 박스에는 음료수 등을 시원하게 보관할 수 있는 쿨링 기능을 적용했다. 캔커피2개, 500ml 생수 2병 등을 충분히 담을 수 있는 크기였다.

뒷좌석으로 옮겨 자리에 앉아봤다. 성인 남성 2명이 충분히 앉을 수 있을 만한 크기였다. 다만 아쉬운 점은 좌석의 각도가 높아 장시간 앉아있으면 불편할 것 같았다. 트렁크는 준중형 차량 치고 넉넉한 편이었다. 골프백 2개와 여행용가방 2개까지 충분히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반떼 디젤은 1.6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이는 액센트 디젤, i30 디젤 등에도 올라간 엔진으로, 최고출력 128마력, 최대토크 28.5kg.m 등의 주행성능을 갖추고 있다. 가솔린 엔진보다 최고마력은 12마력 낮지만 최대토크가 9.5kg.m 높았다. 공인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16.2km/l로 가솔린보다 2.2km/l 가량 높다.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누르니 엔진음이 조용히 들려왔다. 디젤 엔진이라 시끄러울 줄 알았는데 가솔린 엔진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힐 하우스를 출발해 여주 일대를 '액티브 에코'모드로 주행했다. 변속을 강제로 높여 저 RPM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연료효율성을 높였다. 현대차에 따르면 액트브 에코모드를 사용하면 연비가 약 10% 가량 높아진다.

중부내륙고속도로로 접어들어서는 감곡IC까지 약 50km를 고속주행을 실시했다. 액셀레이터를 끝까지 밟아보니 속도가 시속 120km까지 거침없이 올라갔다. 기존 아반떼 가솔린 차량들이 시속 100km부터 속도가 잘 올라가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변화다. 속도는 시속 160km까지도 무리없이 올라갔다.

유럽산 디젤차들이 자랑하는 '고속 주행에서의 가속력'은 부족했다. 아반떼 디젤은(최대토크 28.5kg.m)는 폭스바겐 골프(25.5kg.m)보다 높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그 힘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다만 아반뗴 디젤이 스포츠 세단이 아니라는 점과 국내 도로 사정을 감안하면 충분한 달리기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아반떼 디젤은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하고 있었다. 변속 느낌은 부드러운 편이었다. 기어 변속은 일반 주행에서는 1800~2200rpm, 고속 주행에서는 4000~4500rpm 구간에서 이뤄졌다. 연비를 고려한 세팅이었다. 시내 주행에서 얻은 평균 연비는 11.9km/l, 고속 주행에서 나타난 평균 연비는 15.6km/l 였다. 전체 구간에서 얻은 평균 연비는 14.3km/l였다. 각종 주행조건을 시험한 결과 치고 나쁘지 않았다. 정상 주행을 한다면 약 16km/l의 실연비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반떼는 지난 1990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올해 7월까지 전세계에서 총 877만여대가 판매된 현대차의 대표 준중형 모델이다. 현대차는 아반떼MD 페이스리프트 모델과 아반떼 디젤을 통해 월 1만대 이상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15년까지 글로벌 1000만대 판매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아반떼 디젤은 국내 준중형 디젤 차량의 새로운 가능성을 선보인 것은 틀림없었다. 중형차 이상의 주행성능과 경차 수준의 연비를 동시에 실현했기 때문이다. 유럽산 디젤차량들이 자랑하는 경쾌한 움직임을 좀 더 보완하고 서스펜션의 강성을 높일 필요는 있겠다.

더 뉴 아반떼의 판매가격은 가솔린 모델 경우 △스타일 1545만원 △스마트 1734만원 △모던 1890만원 △프리미엄 1990만원이며, 디젤 모델은 △스타일 1745만원 △스마트 1934만원 △모던 2090만원이다.(전 모델 자동변속기 기준)

rje3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