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한 돈=100만 원 시대' 초읽기…지정학 리스크에 '골드러시'
금값, 연초 이후 70%↑…"79년 오일쇼크 이후 최대 상승"
지정학 리스크·금리 인하 기대에 안전자산 선호 확대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국제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금 1돈 100만원 시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국제 지정학적 위기와 글로벌 통화 정책 완화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급격히 확산한 영향이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4505.7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를 다시 갈아치웠다. 올해 초(2641달러)보다 약 70.6% 올라 제2차 오일쇼크가 있었던 1979년 이후 최대 연간 상승 폭을 기록 중이다.
국내 금값도 고공행진이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 순금 1돈(3.75g)의 매입 가격은 93만6000원을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올해 초 대비 70% 이상 뛰어오른 수치다.
일부 판매 가격은 이미 100만 원에 근접하며,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금 1돈=100만원'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은값 역시 예외는 아니다. 국제 은 가격은 온스당 71.14달러까지 상승하며 동반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 수요 회복과 귀금속 전반에 대한 투자 수요가 동시에 유입되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과 은 관련 상품들도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연초 이후 메리츠 레버리지 은 선물 ETN(H)은 370.95%나 올랐다. KB 레버리지 은 선물 ETN(H)과 N2 레버지리 은 선물 ETN(H)도 각각 369.33%, 367.64% 상승했다.
N2 레버리지 금 선물 ETN(H)과 KB 레버리지 금 선물 ETN(H) 등은 각각 159.74%, 159.44% 뛰었다.
금·은값 급등의 배경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장 먼저 꼽힌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갈등이 고조되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됐고, 이에 따라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으로 자금이 몰렸다.
여기에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감도 가격 상승에 불을 지폈다.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 속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주요국이 통화 완화 기조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면서, 이자 수익이 없는 금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은값의 우상향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JP모건 등 주요 IB들은 내년 국제 금값이 온스당 500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중앙은행들의 꾸준한 금 매입과 지정학적 불안이 가격 하방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글로벌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하방 압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며 "지정학적, 재정 리스크가 확대되는 환경에서 금은 발행자 리스크가 없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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