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까지 도와주네…'삼전닉스' 박스권 등락에 개미들 미장으로

코스피 거래대금·회전율 연중 최저치…美주식은 석 달째 순매수
환율까지 급락…"환전부담 경감 '서학개미' 투자 촉매제 될 것"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코스피가 완만한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삼전닉스' 주가는 정체되며 국내 투자 열기가 눈에 띄게 식고 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증시 매수 열기는 환율 급락세를 타고 다시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31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23억9600만 달러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 4~5월 잠시 미국 주식을 순매도했던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6월 들어 다시 순매수(6억3300만 달러)로 돌아왔다. 이후 지난달 코스피가 5200선까지 폭락하자 반대급부로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가 46억4200만 달러까지 크게 늘었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7000선 코앞까지 반등했지만 3개월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의 코스피 투자 열기는 눈에 띄게 식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28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상장주식 회전율은 0.54%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25조 7657억 원으로 역시 연중 최저치를 찍었다. 지난달(36조 8744억 원)보다 11조 원 넘게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26일 이후 다시 100조 원 밑으로 떨어졌다. 거래대금 역시 크게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주식 매수에 투입된 것보다 투자 열기가 식은 영향이 더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다시 6900선까지 회복했지만, 고공 행진하던 반도체주 주가가 더디게 오르면서 투자자들이 이탈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코스피는 '칠천피' 문턱에 계속 걸리며 정체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속내를 보면 등락이 심한 반도체주를 제외하곤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루걸러 하루꼴로 사이드카가 발동됐던 7월에 비하면 변동성 또한 잦아들고 있다.

이 기간 바이오·조선·방산·자동차 등으로 순환매 하며 수익률을 방어하는 외국인과 달리 개인은 제한된 투자자금을 '삼전닉스' 저가 매수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지난달 각각 9조 원, 5조 원에 달했던 SK하이닉스(000660)와 삼성전자(005930) 개인 순매수 규모는 이달 들어 모두 1조 원대로 급감했다.

나날이 내려가는 환율도 개미들의 서학 행을 부추기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19일 10개월 만에 1400원 선이 무너진 이후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미국의 재정적자 우려에 달러 약세가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투자 재원을 위한 수출 기업들의 환전 수요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주식 투자를 위한 달러 매수가 늘고 있지만, 반도체 수출기업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거세 이를 압도하는 모습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은 상반기와 달라진 달러 수급 여건에 힘입어 급락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가뜩이나 반도체 주가를 중심으로 한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로 피로감을 느낀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으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원 환율 하락이 이러한 분위기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며 "환전 부담 경감이 소위 서학개미 투자를 확대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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