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금리 반등에도 네고 압력…환율, 1380원대 하락 출발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에 따른 환전 물량도 달러 매도 요인"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2026.8.21 ⓒ 뉴스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미국 장기 국채금리 반등과 달러 강세에도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네고) 물량이 이어지면서 달러·원 환율이 1380원대로 하락 출발했다. 최근 환율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월말 네고 물량이 환율 상단을 제한할 전망이다.

21일 오전 9시 5분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주간 거래 종가보다 3.50원 내린 1389.10원을 기록했다.

간밤 달러화는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반등하고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강세를 보였다. 미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조기상환) 규모를 확대한다는 발표에 하락했던 장기금리가 하루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최근 미국 장기금리 상승이 정부 부채와 구조적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만큼 바이백만으로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영향을 미쳤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조만간 재정 건전화에 초점을 맞춘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도 이어졌다. 베선트 장관이 오는 24일 이란에 대한 제재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공항과 정제시설을 공격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 재무부의 바이백이라는 처방이 하루 만에 무력화됐다는 것은 앞으로도 유사한 정책 내용이 나올 때마다 금리와 달러의 일시적인 반응과 재반전이 반복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한 만큼 수입업체 결제 등 달러 실수요의 저가 매수세도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증시가 국채금리 상승 여파로 부진했던 만큼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순매수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민 이코노미스트는 "수출업체의 월말 네고 물량은 환율 상단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출 호조를 바탕으로 기업들의 원화 환전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는 가운데 일부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에 따른 환전 물량도 새로운 달러 매도 요인으로 가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환율은 강달러와 실수요 매수에 상승 압력을 받겠으나 수출업체 네고와 엔화 개입 경계에 상단이 제한되며 소폭 상승에 그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