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원 무너지자 달러 매도 가속…환율 1380원대로 하락

美 재무부 장기국채 바이백 확대 소식에 달러화 약세
"1380원대 후반 중심으로 등락 전망"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 달러·원 환율 개장 후 시황이 나오고 있다. 2026.8.20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전날 10개월여 만에 1400원 아래로 내려온 데 이어 20일 장 초반 1380원대까지 떨어졌다. 고환율에 대한 기대가 꺾이면서 달러 매도가 추가 매도를 부르는 흐름이 나타났다. 글로벌 달러 약세와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 물량도 환율을 끌어내리고 있다.

20일 오전 9시 5분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주간거래 종가보다 8.70원 내린 1389.00원을 기록했다.

전날 환율은 1412원대에서 출발한 뒤 역외 달러 매도와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강하게 유입되면서 급락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대규모 순매도했음에도 역외 커스터디 매도 물량이 출회되면서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 야간 거래에서는 미국 국채금리 하락에 따른 달러 약세까지 겹치며 한때 1385원까지 떨어졌다.

간밤 달러화는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조기상환) 규모를 두 배 이상 확대한다고 발표하면서 약세를 보였다. 미 재무부는 오는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만기 10~30년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기존 최대 20억 달러에서 최소 40억 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이를 미 재무부가 장기금리 급등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면서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하락했다"며 "미국과의 금리 차 축소에 유로화와 파운드화 등 주요국 통화는 강세를 보였고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많은 참석자가 인플레이션이 둔화하지 않을 경우 긴축 정책이 필요하다고 평가했지만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인(통화긴축 선호) 내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최근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외환시장의 투자심리 자체가 달러 매수에서 매도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부터 이어진 환율 하락으로 고환율 기대가 약해진 상황에서 1400원이라는 심리적 지지선까지 무너지면서 환율 하락이 추가적인 달러 매도를 부르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민 이코노미스트는 "어제 환율이 큰 폭으로 밀린 배경에는 수출업체의 원화 조달 목적 네고 물량이 대거 유입된 데다 달러 약세가 겹친 영향"이라며 "1400원이라는 심리적 지지선까지 무너지면서 시장 포지셔닝 자체가 롱(매수)에서 숏(매도)으로 방향을 트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 하락이 추가 달러 매도를 부르는 자기강화적 흐름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며 "간밤 달러 약세를 쫓는 역외 숏플레이 유입 가능성도 이러한 흐름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도와 수입업체 결제 등 저가 매수 수요는 환율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환율은 달러 약세와 수출 네고에 하락 압력을 받겠지만 저가매수세 유입에 낙폭이 제한될 것"이라며 "1380원대 후반을 중심으로 등락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