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한 달간 오른 건 '6일뿐'…국민성장펀드 '구원 등판' 기대

코스피 33% 뛸 때 14% 하락…대형주 쏠림에 K자 양극화 장세
채권금리 하향 안정이 관건…코스닥승강제 가이드라인 모멘텀 기대

코스피 지수가 8800선을 돌파하며 최고치를 경신한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나오고 있다. 2026.6.2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코스피는 날로 최고가를 경신하며 '구천피'에 다다랐지만 코스닥은 '천스닥'을 겨우 사수하고 있다. 하반기부터 본격화하는 코스닥 시장 대(大)개조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에도대형주 위주의 강세 흐름을 넘어서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채권 금리가 하향 안정돼 성장주의 메리트가 다시 높아지는 시점을 반등의 기점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 33% 오를 때 코스닥 14% 하락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코스피가 33.4% 오를 때 코스닥은 13.9% 하락했다. 전날은 코스닥 지수가 장중 1009.75까지 내려앉으며 '천스닥'을 겨우 붙잡는 형국이었다.

지난 한 달 21거래일간 코스닥 시장이 상승한 날은 단 6거래일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나머지 4일은 강보합권에 머물렀고, 4%대 강세를 보인 이틀(21~22일)은 국민성장펀드 출시 이벤트가 반영된 이례적인 날이었다.

직전 1년간으로 넓히면 코스피가 226.1% 오를 때 코스닥은 38.6%라도 올랐는데, 최근 들어 코스피는 우상향 하고 코스닥은 우하향 하는 'K자 양극화 장세'가 더욱 강해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를 비롯한 소수의 대형주에 강세가 집중되면서 격차가 더 커지고 있다고 본다.

반도체주 내에서도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2강' 흐름이 강해지며 그간 코스닥을 버텨왔던 소부장 종목들은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 한 달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63.5%, 83.5% 오를 때,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기업들로 구성된 'FnGuide AI 반도체 소부장 지수'는 7.09% 하락했다.

바이오를 비롯한 성장주도 힘을 못 썼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고유가 장기화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해지며 채권금리가 급등한 영향을 받았다. 시장 금리가 높아지니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성장주의 할인율이 커질 수밖에 없고, 당장 메모리 가격 상승 수혜를 온몸으로 받는 반도체 대형주 위주의 강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수급상으로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넘어간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6개월 새 개인투자자들은 코스닥은 6조 5390억 원 순매도하고 코스피는 54조 4130억 원 순매수하는 흐름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코스닥 투자 비중이 높은 개인투자자들도 코스피의 독보적 강세를 따라가기 시작한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이 모인 한국주식투자연합회(한투연)은 정부 여당이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국회 앞에서 시위를 열고 있다. 정의연 한투연 대표는 "피라미드 상단에 대부분의 부가 몰리는 현상은 지극히 비정상적"이라며 "이제부터라도 코스닥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마련돼 비정상적 증시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밸류업 모멘텀 기대…채권금리 하향안정이 관건

증시 전문가들은 AI 밸류체인에 속한 대형주 쏠림 강세 흐름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다만 하반기부터 코스닥 밸류업 정책이 본격화하는 만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격차를 좁힐 기회가 오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우선 국민성장펀드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지난달 22일 출시 당일 코스닥 지수는 5% 가까이 상승하며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이 몰리기도 했던 만큼, 펀드 자금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집행되기 시작하면 코스닥 시장의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스닥 승강제 가이드라인 공개 이벤트도 밸류업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스닥 승강제는 현 코스닥 상장기준보다 강화된 조건으로 프리미엄 리그를 신설해 거래를 활성화하겠다는 정책으로, 이르면 다음 달 가이드라인이 공개되고 10월 중에는 프리미엄 지수가 설정돼 관련 ETF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다 근본적인 변수는 채권금리의 하향 안정화 흐름이다. 채권금리가 하향 안정화되면 코스닥 성장주의 매력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3년 9월부터 시작된 코스닥 상대적 약세가 최근에는 더욱 심화하는 양상"이라며 "채권금리 급등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대형주, IT, 수출주로 수급 쏠림이 심화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만큼 상대적 가격 메리트가 높아졌다는 의미로도 해석되며 채권금리의 하향 안정이 가시화될 경우 코스피와 가격 갭 축소 차원의 반등 시도가 기대된다"며 "금리 인상 우려를 상당 부분 선반영한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시 6~8월 중 탄력적인 반등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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