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株 끌어내린 '터보퀀트' 쇼크…증권가 “메모리 수요 줄지 않아”
삼전 4.71%, SK하닉 6.23% 급락…외인, 삼성전자 2조 순매도
"상용화돼도 메모리 줄이는 비용경쟁보단 성능경쟁 택할 것"
- 한유주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구글이 공개한 '터보퀀트' 기술이 메모리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는 전망에 반도체주가 급락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딥시크 충격을 떠올리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당장의 메모리 업황을 뒤흔들 리스크 요인은 아니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26일 삼성전자(005930)는 전일 대비 4.71%(8900원) 하락한 18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000660)도 6.23%(6만2000원) 내린 93만3000원에 마감했다.
중동 리스크와 함께 반도체주를 뒤흔든 건 구글 리서치가 25일(현지시각) 발표한 '터보퀀트 알고리즘'이었다.
AI 추론모델이 정보를 처리하려면 엄청난 메모리를 소비해야 한다. 최근 반도체 랠리를 이끈 것도 AI기술을 고도화하려는 빅테크 업체들의 메모리 칩 초과수요 때문이었다. 그런데 '터보퀀트'를 사용하면 기존 메모리의 6분의1만 쓰고도 같은 성능을 낼 수 있다는 내용이 공개되면서, 반도체 업종에 악재로 다가온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초 딥시크 R1이 20분의 1 비용으로 AI모델을 학습시켰다는 소식에 시장이 충격에 빠졌던 사례를 떠올리기도 했다.
이 여파에 간밤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등 메모리 종목은 3% 넘는 약세를 보였고, 국내 반도체주도 하락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삼성전자를 2조 원 넘게 팔아치웠고, SK하이닉스도 8000억 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터보퀀트' 기술이 메모리 산업에 당장 타격이 될 이슈는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순 비교이긴 하지만 과거 쿠버네티스(Kubernetes) 때도 첫 기술 고안 이후 실제 상용화까지는 시차가 존재했다"며 "현재 고객사들의 최소한의 요청 수준에 대해서도 FAB이 없어 맞춰주지 못하는 상황을 감안할 때 현시점에서는 즉각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터보퀀트'가 상용화된다 해도 빅테크들이 메모리 사용량을 줄여 비용을 낮추기보단, AI 성능 경쟁을 위해 사용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딥시크 이후로 반도체 사용량을 최적화하려는 AI모델의 개선 노력은 계속됐지만 최적화 모델들은 반도체 수요를 낮추는 게 아니라 같은 반도체 자원으로 더 높은 성능의 AI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업체들이 비용경쟁이 아닌 성능 경쟁을 하는 한 비용 최적화는 반도체 수요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걱정해야 할 순간은 AI로 더 할 수 있는 기능이 별로 없거나 AI업체들이 경쟁을 멈출 때"라고 강조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한 가운데 반도체주의 열기를 식힐 차익실현 빌미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AI자체의 수요가 감소하는 것은 아니며 기술 개선이 오히려 전체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무어의 법칙'이 맞서는 중이지만 올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던 메모리 반도체 업종의 차익실현 수요가 자극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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