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만하면 터지는 'AI거품론'…반도체주, 또 '털썩' [핫종목]

증권가 "AI 성장세 유효…과도했던 기대와 현실 괴리 좁히는 과정"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거래일 대비 76.57포인트(p)(1.84%) 하락한 4090.59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전거래일 대비 1.49포인트(p)(0.16%) 상승한 938.83로 마감했다. 2025.12.1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인공지능(AI) 버블론이 되살아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급락했다. 이 여파로 코스피 지수는 7거래일 만에 4100선 아래로 밀려났다.

다만 증권가에선 과도했던 AI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현실과의 괴리를 좁히는 과정일 뿐, 증시 활황을 이끄는 유동성과 정책 모멘텀은 건재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 대비 3.76%(4100원) 하락한 10만4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000660)도 2.98%(1만7000원) 하락한 55만4000원을 기록했다.

AI산업 수혜주로 떠오른 원전 종목도 약세를 보였다.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3.26% 하락한 7만7100원에, 현대건설(000720)은 6.28% 내린 7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이 줄줄이 약세를 보이며 코스피 지수도 1.84% 하락, 7거래일 만에 4100선을 하회한 4090.59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날 하락장은 지난 금요일 미 증시에서 AI 기술주를 중심으로 약세를 보인 결과로 보인다. 국내 반도체주 등락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하루 만에 5% 넘게 급락했다.

AI관련 종목인 오라클과 브로드컴 실적 발표 이후 수익성을 의심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며 AI버블론이 부각됐다. 오라클은 급증하는 AI 투자 비용에 비해 낮은 매출 발표로 4% 넘게 하락했고, 브로드컴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주 잔고 발표로 11% 넘게 급락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과도했던 시장의 기대감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일 뿐, AI산업의 성장성은 유효하다 내다봤다.

외국인 투자자 역시 AI테마 내에서도 종목별로 들쑥날쑥한 수급을 보였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7000억 원)와 두산에너빌리티(750억 원), 현대건설(550억 원)을 국내 증시 전 종목 중 가장 많이 팔았지만, 원익홀딩스(030530)(890억 원)와 SK하이닉스(680억 원)는 가장 많이 사들였다.

개인은 삼성전자(7920억 원)와 SK하이닉스(1470억 원), 두산에너빌리티(1450억 원), 현대건설(71억 원)을 가장 많이 사며 저가 매수의 기회를 봤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AI 기업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높아진 것이지 실적이 부진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버블론이 현실화될 확률은 낮지만 시장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실적 등이 나오기까지 잠시 AI 열풍은 주춤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AI 수익성 악화 논란의 핵심은 옥석가리기로, AI 공급 주체가 바뀌는 것일 뿐 AI 수요가 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라며 "알파벳 밸류체인과 재무건전성, 이익률이 견고한 기업을 중심으로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최근 AI산업을 이끄는 대세가 챗GPT의 오픈AI에서 구글의 알파벳으로 이동하며 관련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부각, 개별 이슈를 중심으로 출렁이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주식시장의 강세를 이끄는 유동성 모멘텀은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금리인하 사이클, AI 성장이 훼손되지만 않으면 상승 추세는 견고할 것"이라며 "실제로 펀더멘털 동력, 유동성과 폴리시믹스 모멘텀, 이익 성장이 흔들리거나 약해지지 않으며 최근 조정은 기대와 현실 간의 괴리를 좁히는 과정"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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