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 만에 1.4조 던진 외국인…'구원투수' 개미가 1.2조 방어
외국인 2거래일 만에 1조대 순매도…개인이 '줍줍'
계속되는 AI거품론·금리 동결 불안감
- 한유주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미국 증시 급락에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 개장 1시간 만에 1조4000억 원에 가까운 물량을 팔고 나갔다. 개인은 이 중 1조 원 넘는 물량을 넘겨받아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21일 오전 10시8분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를 1조 3833억 원어치 팔았다. 반면 개인은 1조 1277억 원 사들이며 외국인이 던지는 물량 대부분을 받고 있다. 기관도 2330억 원 사고 있다.
외국인 매도세에 코스피는 3% 넘게 빠지며 '검은 금요일' 징크스를 반복하고 있다. 전일 대비 129.72p(-3.24%) 하락한 3875.13을 가리키고 있다.
전날 엔비디아 호실적 발표에 3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왔던 외국인 투자자는 간밤 미 증시 급락에 다시 매도세로 돌아섰다. 순매도 1조원 규모를 기록한 건 지난 19일 이후 2거래일 만이다.
엔비디아의 호실적에도 AI 산업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불안이 이어지고, 12월 금리 인하 동결 전망까지 커진 악재가 다시 부각된 결과였다.
이에 코스피에서도 SK하이닉스(000660)와 삼성전자(005930)가 각각 8%, 5% 가까이 빠지고 있고, 에너지 관련주로 분류되는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5%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원 환율 역시 1472.4원에 출발하며 시가 기준 약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본격적인 AI버블의 시작이라기보다는, 시장의 불안과 유동성 부족이 겹친 조정 국면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날은 미국 옵션 만기일로, 시스템 매도 영향에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 직후 주가 급등으로 나스닥 지수 50일 이동평균선을 상회하는 등 지수가 단기 저항권에 근접하면서 오히려 시스템 매도와 차익실현이 한꺼번에 출회됐다"며 "엔비디아의 실적 문제라기보단 차익실현 니즈가 유발한 시스템 매도 성격이 짙었기에 12월 FOMC까지는 이런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이번 엔비디아 실적에서 확인한 탄탄한 AI 산업 수요 전망, 하이퍼스케일러 업체들의 견조한 현금 흐름 등을 고려할 때 AI버블 우려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12월 FOMC 전까지 연준 정책 불확실성이라는 스트레스도 안고 가야 하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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