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 종신'도 판매 막혔다…연금으로 눈 돌린 생보사 '수익성 고민'
저축·변액보험 판매 늘지만 수익성 낮아…단기납 종신 환급금 재유치 과제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단기납 종신보험에 이어 이른바 '700 종신보험'에도 제동이 걸렸다. 금융당국이 7년 시점에 납입보험료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종신보험이 저축상품처럼 오인 판매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면서다.
단기납 종신보험 규제 이후 대안으로 부상했던 '700 종신'까지 판매가 제한되면서 생명보험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저축성보험과 변액보험 판매가 늘고 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보장성보험에 미치지 못해 새로운 주력 상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700 종신보험 불완전판매 방지를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해 전날 보험업계에 배포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보험료를 일정 기간 납입하고 가입 7년 시점에 해지환급률이 100%에 도달하도록 설계된 이른바 '7년 환급형 종신보험' 판매가 제한된다.
금감원은 지난 2024년에도 단기납 종신보험의 과도한 환급률 경쟁에 제동을 걸었다. 당시 생보사들이 5년납 또는 7년납 종신보험의 10년 시점 해지환급률을 최대 135%까지 높이면서 저축성보험으로 오인 판매될 우려와 대량 해지에 따른 건전성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금감원은 생보사에 환급률 적정성을 재평가하도록 하고, 과도한 환급률과 판매 경쟁이 이어질 경우 경영진 면담과 현장검사 등에 나서면서 단기납 종신보험의 환급률은 120%대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후 생보사들은 기존 단기납 종신보험 규제를 피해 상품 구조를 바꾼 이른바 '700 종신보험'을 판매해 왔다.
'700 종신'은 가입한 뒤 7년 시점에 환급률이 100%에 도달하는 종신보험으로, 7년 이전에 계약을 해지하면 환급금이 납입한 보험료보다 적지만 가입 후 7년 시점에 환급금을 급격히 올리는 식으로 설계된 상품이다.
금감원은 700 종신보험 역시 단기납 종신보험과 마찬가지로 판매 과정에서 저축상품으로 오인될 우려가 있다고 보고 판매를 제한했다.
실제 금감원은 최근 무료 강연이나 박람회 등을 활용한 브리핑·부스 영업 과정에서도 보험상품을 저축·재테크 상품처럼 오인시키는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해 소비자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저축성보험과 변액보험 판매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까지 증가세가 이어지던 700 종신 등 무·저해지 종신보험 판매는 감소한 반면, 저축성보험과 변액보험 판매는 증가했다. 이에 보험사들은 당분간 연금 등 저축성보험과 변액보험 판매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금 등 저축보험 초회보험료는 8조18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고, 같은 기간 변액보험은 1조3644억원으로 1.6% 늘었다. 반면 무·저해지 종신보험 초회보험료는 5136억원으로 4.5% 감소했다.
금융권에서는 증시 변동성 확대로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지면서 연금보험 등 일시납 저축성보험으로 신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데다, 과거 판매된 단기납 종신보험의 해지환급률이 100%를 넘어서는 시점이 도래하면서 해지환급금까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들도 저축성보험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실제 한 대형 보험사는 7년 유지 시 환급률이 135%에 육박하는 일시납 연금보험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생보사의 고민은 수익성이다. 단기납 종신보험에 이어 700 종신까지 판매가 제한되면서 생보사들은 새로운 주력 상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2023년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은 보험계약마진(CSM)이 낮은 저축성보험 대신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해 왔다.
저축성보험은 많은 보험료를 확보할 수 있지만 보험사 수익에 기여하는 정도는 상대적으로 낮고, 자산·부채가 함께 늘어 건전성 개선 효과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납 종신보험의 해지환급률이 100%를 넘는 계약이 늘면서 환급금 재유치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일시납 저축성보험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수익성이 낮아 이를 보완할 새로운 상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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