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배당 실탄' 장전한 삼성생명·화재…해외 투자 속도 낸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포트폴리오 다변화…다양한 투자 기회 지속 검토"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나란히 해외 지분 투자를 추진하며, 글로벌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보험사의 글로벌 투자 확대에는 삼성전자 주주환원에 따른 배당금도 재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보험시장의 성장 정체 속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한 대형 보험사들의 해외 진출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가 글로벌 특수보험사인 영국 캐노피우스의 추가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40%인 지분율을 대폭 끌어올려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캐노피우스는 '로이즈'로 불리는 특수보험 시장 5위 업체다. 로이즈는 개인보험업자와 보험사로 구성된 일종의 보험조합이다. 이 조합 가입 기업들이 80개국에서 테러, 납치, 예술품, 전쟁, 신체, 공연 관련 배상보험을 팔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 2019년과 2020년, 2025년 세 차례에 걸쳐 1조 2000억 원을 투입해 캐노피우스 지분 40%와 이사회 의석을 확보했다.
삼성화재는 캐노피우스 지분 투자를 통해 올 상반기 지분법이익으로 1685억 원을 거뒀다. 이는 삼성화재 상반기 순이익 1조 3723억원의 12.3%에 달하는 규모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아직 검토 중인 사항으로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화재와 함께 삼성생명은 미국 퇴직연금 전문 금융회사인 프린시플파이낸셜그룹(PFG)의 지분 인수를 추진한다.
운용자산이 1100조원에 달하는 PFG는 미국 아이오와주에 본사를 둔 금융그룹으로 시가총액은 32조원 규모다. 미국 기업 퇴직연금의 대명사인 401k 시장에서 '빅3'로 꼽힌다.
삼성생명 관계자도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국내외 유망 파트너십과 다양한 투자 후보군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삼성생명·삼성화재의 글로벌 지분 투자는 삼성전자에서 받은 배당금을 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51%, 삼성화재는 1.49%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약 90조~110조 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실시할 예정이다. 우선 올해 3분기 정규 분기배당을 포함해 약 30조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10월 말 이사회에서 결정할 계획이다.
나머지 주주환원은 올해 경영실적이 확정되는 내년 1월 이사회에서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방식과 규모를 결정한다.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30조 원을 현금배당할 경우 단순 계산하면 삼성생명의 예상 배당액은 약 2조 5500억 원이고, 삼성화재 예상 배당액은 약 4500억 원이다. 향후 추가 주주환원도 현금배당 중심으로 이뤄질 경우 배당수익은 더욱 커진다.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도 양사의 투자 재원을 늘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각각 8.51%, 1.49%로 합계 10%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소각하면 양사의 합산 지분율이 상승하면서 금산법상 한도를 맞추기 위한 지분 매각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특별배당금 활용 방안 중 하나로 국내외 M&A를 통한 투자 기회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삼성생명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완삼 삼성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올해 상반기 외부 컨설팅을 통해 글로벌 사업 전략을 수립했고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며 "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시장과 더불어 미국 등 선진시장까지 M&A를 적극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보험산업이 고령화, 저출산, 시장 포화,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보험 본업에서 부진을 겪고 있다. 이에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확대, 신사업 강화 등 새로운 이익 창구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화생명의 경우 올해 상반기 해외 종속법인의 이익기여도가 11.3%를 기록했다. 해외법인의 이익기여도가 1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이 올해 상반기 순이익 324억원을 거뒀고,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 리포손해보험도 약 1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또 인도네시아 중견 상장은행인 노부은행이 이자수익 성장세와 QR결제, 미니 ATM 등 디지털 사업을 통해 수수료이익을 확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주식 거래·청산과 증권 대차,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중개 등에 주력하고 있는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도 양호한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DB손해보험도 지난 5월 미국 특화보험사 포테그라(The Fortegra Group) 지분 100% 인수를 완료했다. 국내 보험사의 첫 미국 보험사 인수이자 보험업계 최대 규모의 해외 인수·합병(M&A) 사례로, 인수 규모는 총 16억5000만달러(약 2조3000억원)다.
DB손보는 이번 인수를 통해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 기반을 확보하고 국가·보험종목 다변화를 통한 리스크 분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신사업, 해외 진출 등 보험 본업 외에 이익 확대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며 "보험영업이익뿐만 아니라 투자영업이익 확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 여력이 있는 대형 보험사들은 M&A를 통한 해외 사업 진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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