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떼려다 혹 붙일라"…'8주룰' 시행 앞둔 보험업계 속내 '복잡'
보험료 인상 억제 기대 속 경상환자 '8주 진료' 부추길라 우려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교통사고 경상환자의 불필요한 장기치료를 막기 위한 이른바 '8주룰'이 오는 10일부터 시행된다.
보험금 누수가 줄어 자동차보험료 인상 압박이 낮아질 것이란 기대가 나오지만,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일부 의료기관이 치료가 끝난 경상환자에게도 불필요하게 8주를 채워 진료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일부터 교통사고 경상환자가 8주를 초과해 치료받으려면 별도 심사를 받아야 하는 이른바 '8주룰'이 시행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4일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상해등급 12~14급에 해당하는 경상환자가 사고 후 8주를 초과해 치료받으려면 진료기록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별도 심사를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8주룰은 경상환자의 장기치료 필요성을 보다 객관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에 따라 시행일 이후 발생한 교통사고부터 염좌·타박상 등 경상환자가 8주를 초과해 치료받으려면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자배원) 소속 전문 의료인의 치료 필요성 검토를 거쳐야 한다.
대상은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상 상해등급 12~14급 경상환자로, 척추·관절의 단순 염좌와 팔다리의 단순 타박상 등이 포함된다.
8주 초과 진료를 위해 환자는 진단서 등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하고, 보험사나 공제조합이 자배원에 심사를 요청한다.
자배원은 전문 의료인의 검토를 거쳐 결과를 환자와 보험사 등에 통보하고, 만약 자배원의 검토 결과에 이의가 있는 경우 공제분쟁조정분과위원회를 통해 한 차례 더 전문 의료인의 심의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제도 시행에 따른 국민 불편을 줄이기 위한 보완책도 마련했다. 임산부와 만 7세 이하 영유아는 기존처럼 별도 심사 없이 치료받을 수 있다.
보험업계는 8주룰 시행으로 불필요한 장기치료에 따른 보험금 누수가 줄어들면 자동차보험료 인상 압박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8주룰 도입 등 제도 개선으로 자동차보험료 부담이 최대 3%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보험업계에서는 8주룰 시행 초기 일부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경상환자의 치료기간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증상이 호전돼 8주 이전에 치료를 끝낼 수 있는 경상환자에게도 일부 의료기관이 불필요하게 8주를 채워 진료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8주를 넘기기 전에 내원 횟수를 늘리거나 진료를 집중하는 방식으로 진료행태가 달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보험업계는 제도 시행 이후 경상환자의 치료기간과 내원 횟수, 진료비 변화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8주룰은 8주를 초과한 장기치료의 필요성을 심사하는 제도일 뿐 8주 이내 치료 횟수나 진료비를 별도로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8주까지 치료기간을 늘리거나 8주 안에 고가 진료를 집중적으로 받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8주룰과 관리급여 제도가 안착하면 보험사 손해사정 자회사의 인력 운영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대인·대물 보상 업무를 사내 보상부서에서 직접 처리하거나 손해사정 자회사를 통해 처리하고 있다.
향후 제도 안착으로 불필요한 장기치료와 과잉진료가 줄어 관련 보험금 심사와 보상 업무량이 감소할 경우 손해사정 인력을 중심으로 인력 효율화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8주룰과 관리급여 도입 효과가 본격화돼 보험금 심사와 보상 업무가 줄어들면 손해사정 자회사의 인력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인력 재배치나 조직 효율화 등의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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