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 한방 진료비 비중 60% 돌파…'8주룰' 지연에 손보사 적자 커진다
한방 진료비 비중 첫 60% 돌파…의과와 격차도 5900억원으로 확대
정부 장기치료 관리방안 미뤄지며 보험료 인상 압력 지속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지난해 자동차보험 진료비 중 한방 진료의 비중이 처음으로 6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자동차 사고 경상 환자의 장기 치료를 관리하기 위해 추진 중인 '8주룰' 도입이 지연되면서 자동차보험 적자 구조가 장기화하고 있는 손해보험업계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2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전체 진료비는 2조 8114억 원으로 전년보다 838억 원(3.1%) 증가했다.
진료비 증가는 한방병원이 주도했다. 의과 진료비는 1조 1065억 원으로 전년보다 14억원(0.1%)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한방 진료비는 1조 6972억 원으로 821억 원(5.1%) 늘었다.
이에 따라 자동차보험 전체 진료비 중 한방 비중은 60.4%로 처음 60%를 넘어섰다. 의과와 한방 간 진료비 격차도 2024년 약 5100억 원에서 지난해 약 5900억 원으로 벌어졌다.
특히, 한방 입원 진료비는 5974억 원으로 한방 전체 진료비의 35.2%를 차지했다. 반면 입원 명세서 건수는 57만 4000건으로 한방 전체의 4.4%에 불과해 소수 입원 건에 진료비가 집중되는 구조다.
대한의사협회 이태연 자동차보험위원장은 "자동차보험 진료비 증가가 한방에 집중되고 있는 구조가 명확하다"며 "국민의 보험료 부담을 최소화하고 자동차보험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통계와 의학적 근거에 기반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자동차 사고 경상환자가 사고 후 8주를 초과해 치료받을 경우 추가 진단서와 치료 필요성 자료를 제출하도록 하는, 이른바 '8주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장기 치료의 적정성을 객관적으로 확인해 불필요한 보험금 누수를 막고 보험료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당초 8주룰은 올해 초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한의계의 반발 등으로 일정이 미뤄졌다. 대한한의사협회는 경상환자 가운데도 목·허리 통증이나 어깨 회전근개 손상 등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사례가 있는 만큼, 제도 시행에 앞서 경상환자 분류 기준부터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토부와 보험업계는 경상환자에 대한 장기 치료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국토부에 따르면 전체 경상환자의 90%는 8주 이내 치료를 마쳤고, 8주를 초과해 치료받은 환자의 87.8%는 한방환자다. 또 양방환자의 86.3%는 4주 이내 치료를 마친 반면, 한방환자의 13.8%는 8주를 넘겨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의 '진단서 등 작성·교부지침'에도 염좌·긴장 증상의 치료 기간을 4주로 제시하고 있으며, 산재보험도 염좌의 표준 요양기간을 6주 이내로 관리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이를 근거로 경상환자의 8주 치료 기간이면 의학적으로 충분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문제는 일부 한의원의 장기 치료가 자동차보험료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연구원은 8주룰이 도입되면 자동차보험료 부담이 최대 3%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말 전체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익은 7080억 원 적자를 기록해 전년보다 적자 규모가 6983억 원 확대됐다. 손해율도 87.5%로 3.7%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손보업계는 올해 초 자동차보험료를 1.2~1.4% 인상했다.
올해도 자동차보험 적자는 이어지고 있다. 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5개 대형 손보사의 올해 1분기 자동차보험 손익은 461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5월까지 평균 손해율도 84.1%로 전년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본격적인 장마와 폭우, 태풍 시즌이 시작되는 이번 달부터 자동차보험 적자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적자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지면서 손해율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경상환자의 장기 치료가 대인 손해율 상승의 주요 요인인 만큼 8주룰을 통해 장기 치료를 합리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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