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챗GPT·클로드에 쓴 돈만 수천억…해외 AI 플랫폼 '돈방석'
현대카드서 상반기 AI 결제액만 572억…지난해 연간 결제액 육박
韓 생성형 AI 매출 비중, 美에 이어 2위…해외로 새는 AI 구독료
-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유료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일상과 업무에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국내 이용자들이 해외 플랫폼에 지급하는 구독료가 연간 수천억 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에 이어 AI 시장에서도 해외 플랫폼 독점이 심화되면서 국부 유출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9일 현대카드가 집계한 연도별 AI 플랫폼 결제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에서 챗GPT와 클로드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결제 규모는 해마다 가파르게 증가했다.
생성형 AI가 막 확산하기 시작한 2023년 결제 건수는 13만 8000건, 결제액은 40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2024년에는 각각 60만 9000건, 191억 원으로 4배 이상 늘었고, 지난해에는 161만 4000건, 640억 원으로 2023년 대비 12~16배 수준까지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1~6월) 결제 건수는 118만 4000건, 결제액은 572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년 만에 지난해 연간 결제액의 90%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현재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결제액은 지난해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해당 수치는 국내 9개 카드사 가운데 현대카드 이용 실적만 반영한 데다 구글 제미나이 등 일부 AI 서비스는 제외됐다. 이를 감안하면 국내 전체 생성형 AI 유료 결제 시장은 연간 수천억 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매년 오픈AI와 구글, 앤트로픽 등 미국 AI 기업으로 막대한 자금이 흘러가는 셈이다.
이처럼 결제액이 빠르게 늘어나는 배경에는 한국의 높은 생성형 AI 활용도가 자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산하 AI 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의 생성형 AI 이용률은 37.1%로 전 분기보다 6.4%포인트 상승했다.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컸으며, 생성형 AI 도입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국가로 평가됐다.
실제 국내 이용자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챗GPT 2345만 명, 구글 제미나이 845만 명, 클로드 241만 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각각 34%, 1034%, 1148%에 달했다.
높은 이용률은 실제 매출에서도 확인된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생성형 AI 모바일 앱 소비자 매출에서 미국이 22억달러로 전체의 35%를 차지한 가운데 한국은 약 3억 달러(약 5%)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일본과 영국, 프랑스, 독일, 브라질 등을 모두 앞선 규모다.
서비스별 매출 순위에서도 한국의 존재감은 두드러진다. 챗GPT는 2023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미국 누적 매출이 13억 달러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은 약 2억 달러로 세계 2위에 올랐다. 클로드 역시 전체 매출 가운데 한국 비중이 4.7%로 미국(41.1%) 다음으로 높았다.
업계에서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AI를 사용하는 시장인 만큼 해외 플랫폼 의존도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 있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내놓지 못할 경우 AI 구독료의 해외 유출 규모는 앞으로도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는 이제 업무와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서비스가 됐다"며 "AI 성능이 계속 고도화되고 프리미엄 서비스 이용이 늘어날수록 해외 플랫폼으로 지급되는 구독료도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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