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신규담보 손해율 보수적으로…사업비 자의적 조정·단축 금지

금융당국, '계리감독 선진화 방안' 후속 조치…'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
요구자본, 표준모형 이외에 보험사 개발한 자체 내부모형 활용 가능

금융위원회 전경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금융당국이 보험부채 산출 객관성을 높이고, 보험사의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계리감독 선진화 방안' 후속 조치를 올해 상반기 결산부터 적용한다.

손해율을 가정할 때 신규담보와 비실손 갱신형 상품은 보수적으로 적용하고, 사업비에는 물가상승률 반영과 비용 발생 기간을 자의적으로 조정하거나 단축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계리감독 체계를 대폭 손질한다.

금융당국은 '계리감독 선진화 방안'의 후속 조치로 이런 내용을 담은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을 개정해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신규담보 손해율, 보수적 가정…물가상승률, 사업비에 반영

지난 2023년 IFRS17과 건전성감독기준(K-ICS·이하 킥스) 시행 이후 최소한의 계리가정 기준 없이 낙관적 가정이 적용될 경우 보험부채가 과소평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우선 금융당국은 보험부채를 정확히 산출할 수 있도록 계리가정의 대상인 손해율과 사업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계리가정에 대한 내부통제와 감독을 강화한다.

보험사는 손해율 가정을 토대로 장래 지급할 보험금 규모를 예측하는데, 손해율을 낮게 가정하면 보험부채가 과소평가될 수 있다.

이에 손해율 가정은 △신규 담보에 대한 보수적 손해율 가정 적용 △비실손 보험료 갱신 가정 현실화 △최종 손해율 적용 시점 합리화 △손해율 산출 단위 세분화 등을 통해 그동안 보험부채 과소평가 논란이 제기됐던 사안에 대한 기준을 제시한다.

구체적으로는 경험통계가 5년 미만인 신규 담보는 보수적인 손해율을 적용하고, 비실손 갱신형 보험상품은 실제 손해율이 목표 손해율에 수렴하도록 장래 갱신보험료를 산출하도록 했다.

또 최종 손해율은 실제 통계량을 반영해 산출 시점을 합리적으로 결정하고, 손해율의 불리한 변동을 임의로 축소하거나 이연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이와 함께 위험담보별 손해율을 기본으로 하고, 통계적 충분성·유의성이 확보되면 연령·성별·직업 등 위험 특성에 따라 손해율 산출 단위를 세분화하도록 했다.

사업비 가정은 비용 항목별 경과기간에 따른 사업비 예상 추이를 의미한다. 이번 방안에서는 사업비 가정에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 등을 감안한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는 한편, 비용의 주된 발생 원인(원가동인)을 고려해 비용 발생기간을 자의적으로 조정·단축하지 않고 실질에 맞게 사업비 현금흐름을 추정하도록 시행세칙에 반영했다.

'요구자본' 보험사 자체 내부모형 통해 산출 가능

킥스 지급여력비율(=가용자본/요구자본)에서의 '요구자본'은 금감원이 제시하는 표준모형 이외에 보험사가 개발한 자체 내부모형을 통해서도 산출이 가능하다.

내부모형 승인 절차는 감독당국과의 사전 협의, 승인 신청 서류 제출, 기준 충족 여부 심사 및 승인 결정 순으로 이뤄지며, 승인 후에는 감독당국의 정기적인 점검과 회사 자체의 적합성 검증 등 사후관리가 이뤄진다.

또 내부모형을 적용하는 회사는 내부모형 적용 직전 영업연도부터 표준모형과 내부모형에 따른 요구자본을 병행 산출해 당국에 분기별로 보고해야 한다.

내부모형 승인을 위해서는 △회사가 내부모형을 사업계획·상품개발 등 핵심 의사결정에 실제 활용하고 △회사 고유의 리스크 특성에 맞게 모형이 설정됐음을 입증해야 한다. 또한 산출 과정을 △정기적·독립적으로 검증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전 과정을 문서화해야 한다.

ORSA제도 정비…전략·법률 등 내부 관리체계 강화

내부모형 승인제도 도입과 함께 ORSA제도도 정비한다. ORSA제도는 보험사가 스스로 직면한 모든 중요 리스크를 식별하고 지급여력 수준을 자체적으로 평가·관리하는 제도다.

내부모형이 킥스 요구자본을 자체적으로 산출하는 계량모델인 반면, ORSA는 사업전략·법률 등 정성적 리스크까지 반영해 리스크와 자본 적정성을 점검하는 내부 관리체계다.

ORSA제도의 시행 유예가 가능한 보험회사를 수입보험료 5000억 원 이하 또는 외국보험사 국내지점 등으로 한정해 원칙적으로 대부분의 보험회사가 ORSA를 실시하도록 했다.

또 이사회와 경영진이 ORSA 운영 및 평가 결과에 책임을 지도록 하고, 평가 결과가 위험관리 목표, 리스크 한도, 사업계획 수립 등의 경영활동에 활용되도록 개선했다.

이번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 사항은 올해 2분기 결산 시부터 적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보험업계의 준비기간 등을 고려해 일부 사항은 연말부터 적용한다.

금융위는 "이번 개정으로 보험부채 평가의 핵심 요소인 계리가정의 중립성·보수성·비교가능성이 한층 제고되고, 가정 산출체계 전반에 대한 보험회사의 내부통제도 강화될 전망"이라며 "내부모형 승인제도 시행과 ORSA 제도 정비를 통해 보험사의 리스크 관리 역량도 더욱 고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