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가구 33% 생활비 부족…중고령층 절반 장례, 상속·증여 등 계획 없어"

"중고령소비자 금융후생 개선 금융행동 유도하는 지원 체계 구축 필요"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어르신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5.5.27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은퇴가구 3명 중 1명이 생활비 부족을 겪는 가운데, 중고령층 절반이 장례비용이나 상속·증여 등 사망 관련 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돌봄과 재정 위임 등 노후 대비도 부족한 데다 금융행동이 금융후생을 좌우하는 것으로 분석되면서 재무관리 지원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19일 보험연구원 변혜원 선임연구위원과 이재연 연구위원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중고령소비자의 금융역량과 과제' 리포트를 발표했다.

보험연구원은 국내 중고령자의 금융역량(Financial Capability) 수준을 조사하기 위해 전국 55~79세 중고령자 3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중고령자는 은퇴 직전 또는 은퇴기에 해당하는 소비자의 금융역량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55세 이상으로 정의했다. 중고령소비자는 젊은 소비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금융관리 실패 시 이를 만회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금융역량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

우선 일반 금융지식 평균 점수는 63.6점(100점 환산)으로 나타났으며, 복리·채권가격·대출 관련 문항에서 정답률이 낮았다. 퇴직연금에 가입했거나 가입 중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수령방법, 근로자의 역할, 운용수익, 퇴직소득 세제 관련 지식을 조사한 결과 평균 점수는 75점으로 집계됐다.

노인의료비와 노인장기요양보험 관련 지식 평균 점수는 69.3점으로 나타났으며, 장기요양보험 급여 유형과 노인간병비의 공적 지원 주체, 장기요양보험 수급권 신청 절차 등에 대한 이해도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중고령자의 재무계획에서 중요한 항목인 노인돌봄 비용에 대한 계획 여부를 조사한 결과, '생각은 해봤으나 특별히 실천한 것이 없음',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음', '잘 모르겠음'이라는 응답이 48.9%를 차지했다. 장례비용에 대한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54.7%, 상속 및 증여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44.7%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관련 준비가 부족한 셈이다.

재무관리 의사결정 과정에서 조언을 구하는 비율은 43.1%였으나, 금융회사 직원, 세무사, 회계사, 변호사, 공공기관 상담창구 등 전문 금융자문을 이용하는 비율은 25%에 그쳤다. 조언을 구하지 않는 이유로는 '스스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 51.5%로 가장 많았고, '관리할 돈이 적어서' 28.9%, '조언을 구할 생각을 해 본 적 없다' 7.6% 순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재정상태(자산·부채·저축 등)에 대한 만족도는 평균 44.8점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CFPB의 재정적 안정 및 만족 상태(Financial Well-being) 지표를 참고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7.9%는 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인생에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36.6%는 경제적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고 답했다.

은퇴자 또는 배우자가 은퇴자인 응답자를 대상으로 최근 1년간 생활비 충분 여부를 조사한 결과, 32.5%가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은퇴 후 가구 월소득은 은퇴 직전 평균 월소득의 56.0%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49.2%는 부채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61%는 현재 부채가 과도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부채 상환 재원은 근로소득 및 사업소득이 72.1%, 금융자산 처분이 15.8%로 나타났다.

신체적·정신적 건강 악화나 장례비용, 상속·증여 등에 대해 44% 이상의 응답자가 계획이 없거나 구체적으로 준비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관련 계획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와 함께 구체적인 대비를 지원하는 서비스 제공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세부적으로 노인돌봄은 48.9%, 재정 위임 등 금융계좌 접근 준비는 84%, 장례비용은 54.7%, 상속 및 증여는 44.7%가 대비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은퇴가구의 약 3분의 1은 생활비 부족을 겪고 있으며, 부채 보유자의 절반가량 중 과반수는 부채 부담이 과도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예산관리와 부채관리 등 재무관리 지원 필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저소득·저자산 가구는 소득 충격이나 예상치 못한 지출에 대응할 여력이 부족하고 부채 의존도가 높아 재무적 불안정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부채관리와 현금흐름 관리, 최소한의 완충자산 마련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변혜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고령소비자의 금융후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금융지식 제고뿐 아니라 부채관리, 현금흐름 관리, 노인돌봄 대비, 재정위임, 금융자문 활용 등 긍정적인 금융행동을 유도하는 지원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