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교육자금 종신보험으로 마련하세요"…저축상품으로 둔갑한 종신보험

금감원, 종신보험 불완전판매 주요 민원사례와 유의사항 안내

29일 서울 강남구 세텍(SETEC)에서 열린 육아박람회 ‘제64회 코베 베이비페어&유아교육전'에서 관람객들이 어린이보험 상담을 받고 있다. 2023.6.29 ⓒ 뉴스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지난해 10월 A씨는 딸과 망고케이크 만들기 무료 원데이클래스 당첨 문자를 받고 참가한 행사에서 종신보험이 적금보다 목돈 마련에 유리하다는 설명을 듣고 보험에 가입했다.

#지난해 5월 B씨 부부는 베이비페어 박람회에 방문해 자녀 교육자금 준비용도로 종신보험이 은행상품보다 유리하다는 설명과 권유를 듣고 보험 계약을 체결했다.

금융감독원은 16일 종신보험 불완전판매 민원이 지속됨에 따라 최근 발생한 주요 민원 사례와 유의사항을 안내했다.

종신보험이 저축상품이나 재테크 상품처럼 판매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불완전판매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원데이클래스와 베이비페어·웨딩박람회, 사내교육, 농축협 창구 등 다양한 판매 채널에서 종신보험이 예·적금보다 유리한 상품인 것처럼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 유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데이클래스 행사에서는 협찬사인 보험사나 보험대리점에 별도의 보험 판매 시간이 배정돼 종신보험 가입 권유가 이뤄졌다. 소비자는 적금보다 목돈 마련에 유리하다는 설명을 듣고 종신보험에 가입했지만, 설명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계약 취소와 보험료 환급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금감원은 문자 발송 이력과 녹취 등을 통해 잘못된 설명 사실을 확인하고 계약 취소와 기납입 보험료 환급을 처리했다.

베이비페어와 웨딩박람회 등 이벤트 행사장에서도 유사한 민원이 발생했다. 자녀 교육자금 준비용으로 은행상품보다 유리하다는 설명을 듣고 가입하거나, 재테크 목적에 적합하고 은행 금리보다 높은 확정금리 상품이라는 설명을 듣고 종신보험을 체결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금감원은 녹취록과 카카오톡 대화 등을 통해 종신보험을 은행상품보다 유리하거나 재테크에 적합한 상품으로 잘못 설명한 사실을 확인하고 계약 취소 및 보험료 환급 조치를 했다.

사내 재테크·절세 교육과 연계된 판매 사례도 확인됐다. 사내교육 이후 상담 과정에서 종신보험의 핵심 보장 내용인 사망보장이 아니라 절세나 상속 목적을 강조해 계약이 체결된 사례가 있었고, 군 경제교육 담당관이라고 소개한 설계사가 25세 미혼 직업군인에게 은행 적금과 유사한 상품이라고 설명해 가입을 유도한 경우도 있었다.

장애인 교육기관이나 복지시설에서 근무 중인 지적장애인에게 종신보험 가입을 권유해 계약이 체결된 사례도 접수됐다. 금감원은 이들 사례에 대해 상품 설명이 불충분하거나 소비자가 상품을 오인한 정황이 인정될 경우 계약 취소 및 보험료 환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예·적금을 취급하는 농축협 조합 창구에서도 종신보험이 저축상품처럼 판매됐다. 카드 발급이나 일반 업무를 보기 위해 방문한 소비자에게 은행 적금보다 유리한 상품이라고 설명하거나, 최저보증이율을 강조해 종신보험을 저축상품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금감원은 예·적금 창구와 유사한 환경에서 종신보험이 판매될 경우 소비자가 상품 성격을 혼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은 종신보험이 가입자 사망 시 유족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장성 보험상품으로, 저축이나 노후 대비 목적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도 해지 시에는 예·적금과 달리 납입보험료 대비 해지환급금이 없거나 적어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연금전환 기능을 활용하더라도 저축성 금융상품 대비 불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고액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특성상 총 납입보험료가 수천만 원에 이를 수 있는 만큼, 자산·소득 수준과 부양가족 유무를 충분히 고려해 신중히 가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불완전판매가 의심될 경우 설명자료와 녹취,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대화 등 관련 자료를 반드시 보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향후 분쟁 시 중요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종신보험이 여전히 저축상품이나 재테크 상품처럼 판매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며 "소비자는 상품의 본래 목적과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가입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