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막히자 은행 창구 '보험 러시'…손보 저축성보험 3배 급증
지난해 11월 기준 손보사 초회보험료 1.3조원…전년比 27% 증가
손보사 주력 상품 '질병보험' 판매 감소…'상해보험' 매출 증가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중단 이후 은행 창구에서 보험 판매가 급증하면서 손해보험사의 저축성보험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까지 겹치면서 은행 채널을 통한 손보사 보험 판매가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손해보험사 초회보험료는 1조 35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6% 증가했다.
지난해 손보사 초회보험료 증가는 은행에서 보험을 판매하는 채널인 방카슈랑스 매출 증가의 영향이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손보사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44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넘게 급증했다. 같은 기간 GA 채널은 5310억 원으로 3.7% 줄었고 전속설계사 채널은 13.1% 감소했다.
방카슈랑스 매출 증가는 저축성보험 판매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 그동안 저축성보험은 생명보험사들이 주력했던 상품이다. 하지만 지난해 손보사들이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저축성보험 판매에 나선 것이다. 방카슈랑스 전체 초회보험료 가운데 저축성보험 비중은 72.3%에 달한다. 반면 GA와 전속설계사의 손보사 저축성보험 초회보험료 비중은 매우 미미하다.
방카슈랑스의 저축성보험 판매 증가는 '방카슈랑스 25% 룰' 규제 완화와 은행의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중단 영향으로 분석된다. 은행들이 ELS 상품 판매를 중단하면서 지난해 비이자 수익 확대를 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금융상품인 방카슈랑스 판매에 주력했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은행 점포를 찾는 고객 연령층을 고려할 때 고령층 소비자들이 은행 창구에서 고위험 투자상품 대신 보험사의 저축성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방카룰 규제 완화로 손보사들도 저축성보험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GA, 전속설계사 등 대면 채널의 보장성보험 초회보험료는 919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채널별로는 GA가 525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했고 같은 기간 전속설계사는 2717억 원으로 3.7% 감소했다.
상품별로는 질병보험 매출 감소와 상해보험 매출 확대가 눈에 띈다. 지난해 11월 기준 GA의 상해보험 초회보험료는 1535억 원으로 25% 증가한 반면 질병보험은 1.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속설계사의 상해보험 초회보험료는 751억 원으로 14.7% 증가했고 질병보험은 1212억 원으로 3.7% 감소했다.
상해보험은 외부 사고로 인한 골절, 화상, 장해 등 신체 손해를 보장하는 상품이고 질병보험은 암, 심근경색, 뇌출혈 등 각종 질병으로 인한 진단·입원·수술 등을 보장하는 보험이다.
질병보험 매출 감소는 생보사의 공격적인 영업 등으로 인한 시장 포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상해보험 매출 증가는 신담보 개발과 보장 범위 확대 등의 영향이다. 또 상해보험은 질병보험과 비교해 생보사와 경쟁이 덜한 상품이기도 하다.
지난해 치매·간병보험 매출은 판매 채널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GA의 치매·간병보험 초회보험료는 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넘게 급증했고 방카슈랑스는 77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3%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속설계사는 41억 원으로 9.4% 감소했다.
지난해 치매·간병보험 매출이 GA와 방카슈랑스 채널에서만 증가한 것은 손보사들이 높은 수수료를 앞세워 경쟁적으로 판매에 나선 영향으로 분석된다. 보험업계에서 상품 판매 경쟁이 과열되면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해 판매하는 GA나 방카슈랑스에 전속설계사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
결국, 지난해 손보사들은 치매·간병보험 매출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GA와 방카슈랑스에 전속설계사보다 높은 수수료를 제공하며 판매를 확대한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손보사들은 금융당국의 '출혈 경쟁' 억제 기조와 생보사와의 장기보험 경쟁 등으로 전년보다 매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도 저축성보험 매출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질병·상해보험, 치매·간병보험 판매 확대를 위한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jcppark@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