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연봉 100% 선지급"…금감원 경고에도 보험 설계사 '쟁탈전'
'1200%룰' 7월 시행 앞두고 대형 GA, 정착지원금 경쟁 과열
SNS서 자극적 문구로 설계사 영입전 기승…"시장 혼탁 우려"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금융당국의 '보험설계사 스카우트 과당 경쟁' 자제 당부에도 불구하고, 일부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이 '업계 최고 수준 정착지원금 제공', '보험경력자 수수료 개편 전 마지막 기회', '정착지원금 직전 연봉 100% 선지급' 등 자극적인 문구를 앞세워 보험설계사 영입에 나서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보험설계사 수수료 개편 방안의 일환으로 오는 7월부터 GA 소속 보험설계사에 대한 '1200%룰'이 시행된다.
1200%룰은 보험설계사가 보험 상품을 판매한 첫해 받는 시책 수수료, 정착지원금, 기타 명목의 금전성 지원 등을 포함한 수수료를 월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월 보험료가 10만 원인 계약의 경우 설계사에게 지급할 수 있는 초년도 수수료 총액은 최대 120만 원으로 제한된다. 이 한도에는 모집 수수료뿐 아니라 시책, 교육비 명목의 지원금 등도 포함된다.
금융당국은 보험 계약 초기 설계사에게 과도한 수수료가 지급되면서 불완전판매와 단기 계약 해지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단기 실적 위주의 영업을 억제하고 계약 유지율을 높이기 위해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달 열린 금융감독원장과 생명·손해보험협회장 및 14개 주요 보험사 CEO 간담회에서 이찬진 금감원장은 "최근 제도 시행을 앞두고 설계사 스카우트 과당 경쟁, 변칙적 시책 설계 등 시장 혼탁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소비자를 보호하려는 제도 개편 취지가 퇴색되지 않도록 보험업계가 건전한 모집 질서 확립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일부 대형 GA는 SNS 등에서 높은 정착지원금과 영업 DB(데이터베이스) 제공, 사무실 지원 등을 내세우며 보험설계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착지원금은 보험사나 GA가 보험설계사를 영입하기 위해 지급하는 스카우트 비용이다.
GA 및 보험사는 경력 설계사를 영입할 때 전 소속 회사에서 받지 못하는 수수료 등에 대한 보상 성격의 정착지원금을 일시금으로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정착지원금이 50%일 경우 직전 연도 연봉이 1억 원인 설계사가 이직하면 5000만 원 이상의 정착지원금을 일시금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빅테크' 토스의 자회사형GA 토스인슈어런스는 '업계 최고 수준의 정착지원금 100%를 제공한다'며 적극적으로 설계사 영입에 나서고 있다. 토스인슈어런스는 보험설계사들에게 토스 이용자 DB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더욱 철저한 내부 통제가 필요한 회사다.
또 외국계 보험사 AIA생명의 자회사형 GA인 AIA프리미어파트너스는 정착지원금 60%, 국내 최초 코스피 상장 GA인 에이플러스에셋은 정착지원금 50%, 다우키움그룹의 키움에셋플래너 역시 정착지원금 50%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대형 GA가 높은 정착지원금을 제공하며 보험설계사 스카우트에 나서는 이유는 오는 하반기 1200%룰 도입으로 설계사 수수료 분급 기간이 늘어나면서 이직이 줄고 지원금 규모도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제도 시행 전에 영업 조직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GA가 설계사에게 제공하는 정착지원금 등의 조건이 직전 연도 실적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이다. 해당 설계사는 계약 기간인 2~3년 동안 일정 수준 이상의 실적을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 실적 미달 시에는 지원받은 돈을 상환하거나 많게는 20% 수준의 고금리 이자를 회사에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조건은 설계사에게 실적 압박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러한 실적 압박은 부당승환, 특별이익 제공, 작성계약 등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직한 설계사는 실적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먼저 직전 회사에서 보험을 계약했던 소비자를 상대로 부당승환 계약을 유도하고, 이 과정에서 부당이익 제공이나 작성계약 등 각종 불법 영업이 이뤄질 수 있다.
또 목표 실적을 달성하지 못한 설계사들이 정착지원금 상환을 위해 더 많은 정착지원금을 지급하는 GA를 찾아다니는 이른바 '철새 설계사'로 전락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정리해 보면 '고액 정착지원금→높은 영업 실적 부여→부당승환 계약 유도→목표 미달 시 이직'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 같은 악순환은 보험소비자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보험소비자는 설계사가 이직할 경우 기존 계약 승환을 권유받는 경우가 많다. 이직한 설계사는 더 좋은 조건의 신상품이나 사후관리 등을 명목으로 '보험 갈아타기'를 권유한다. 그리고 승환계약 과정에서 보장이나 환급금 등이 축소될 수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이 같은 악순환을 막기 위해 보험설계사 수수료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설계사 수수료 개편이 시행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자금력이 있는 대형 GA를 중심으로 설계사 스카우트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GA는 설계사에게 제공하는 지원금을 일종의 대출사업처럼 활용하기도 하고, 실적이 부실한 설계사에게 원금 회수나 이자를 받아낼 수 있어 이직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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