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 몸집 키운 '변액·달러보험'…'25%룰' 규제 완화로 힘 받나

지난해 생보사 방카슈랑스 수입보험료 16조5000억원…전년 대비 7% 증가
규제 완화에도 소형사 매출은 감소…대형사 '쏠림 현상' 우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생명보험사의 방카슈랑스 수입보험료는 16조 539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GA(법인보험대리점) 채널의 수입보험료는 1조 7186억 원으로 18.3% 증가하였고, 보험사의 전속 설계사 수입보험료는 1조 4870억 원으로 4.7% 늘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의 모습. 2025.7.1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은행 창구에서 판매되는 보험 상품인 방카슈랑스 매출이 지난해 증가했다. 지난해 방카슈랑스 매출 증가는 변액보험과 달러보험이 이끌었다. 올해부터 방카슈랑스 규제가 완화된 만큼 은행 창구에서 판매되는 보험 매출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생명보험사의 방카슈랑스 수입보험료는 16조 539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GA(법인보험대리점) 채널의 수입보험료는 1조 7186억 원으로 18.3% 증가하였고, 보험사의 전속 설계사 수입보험료는 1조 4870억 원으로 4.7% 늘었다.

방카슈랑스 매출 확대 이끈 주인공은 '변액보험'과 '달러보험'

보험사 대면 채널 수입보험료 중 방카슈랑스의 비중은 69%에 달한다. 방카슈랑스는 은행 창구에서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채널로, 과거에는 주로 상품 구조가 단순한 저축성 보험 위주로 판매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저축성 보험과 함께 보장성 보험, 변액보험, 달러보험 등 다양한 종류의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보험사별로는 교보생명이 3조 4117억 원으로 지난해 방카슈랑스 수입보험료가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한화생명 3조 2588억 원, 삼성생명 2조 3249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은 '빅3' 생보사 중 유일하게 방카슈랑스 수입보험료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그 뒤를 이어 AIA생명이 1조 3213억 원의 방카슈랑스 수입보험료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고, NH농협생명 1조 2402억 원, KB라이프 1조 2262억 원, 미래에셋생명 8124억 원, 신한라이프 6780억 원 등을 기록했다. 방카슈랑스 채널에서는 여전히 금융지주 계열 보험 자회사들이 강세인 가운데 지난해 AIA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중형 보험사의 매출 확대가 눈길을 끌었다.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지난해 방카슈랑스 수입보험료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회사다. 변액보험은 보험료의 일부를 국내외 주식·채권 등 금융 자산에 투자하는 구조의 투자성 상품이다.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수입보험료 급증은 지난해 하반기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금융 소비자들의 관심이 주식 시장으로 쏠렸고, 이로 인해 은행 창구에서 변액보험의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AIA생명도 지난해 11월 기준 방카슈랑스 수익보험료가 전년 동기 대비 34.4%나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환차익 기대가 커지면서 은행 창구에서 달러보험의 매출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달러보험은 보험료 납입부터 만기 보험금 수령까지 모두 달러로 이루어지는 상품이다. 달러보험은 신한라이프, KB라이프생명, 메트라이프생명, AIA생명 등 4개 보험사가 판매 중인데, 이들 보험사 모두 지난해 방카슈랑스 매출이 증가했다.

지난해 방카슈랑스 수입보험료 증가는 은행의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중단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은행들이 ELS 상품 판매를 중단하면서, 대신 비이자 수익 확대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방카슈랑스 판매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보험사들도 단기간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방카슈랑스 전용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방카 규제 완화' 생보사 50%까지 확대…내년 방카슈랑스 매출 더 늘어날 전망

지난 20년간 이어온 이른바 '방카 25% 룰'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올해 방카슈랑스 채널의 매출 증가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정례회의에서 방카슈랑스 판매 비중 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내용 변경을 결정했다.

방카슈랑스 규제는 지난 2005년 상품 비중을 25%로 강화한 후 20년 동안 이어졌다. 지난해 1월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규제 완화 논의와 함께 4월 금융위는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방카슈랑스 판매 규제를 생명보험사 33%, 손해보험사 최대 75%까지 완화했다. 그리고 올해 추가 규제 완화를 통해 생보사 50%, 손보사 75%까지 늘어났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가 대형사 쏠림 현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대형사의 경우 소비자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상품 경쟁력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형사는 소비자 선호도에서 상대적으로 밀리기 때문에 양극화가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대형 생보사의 방카슈랑스 수입 보험료는 증가했지만, 소형사들의 매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는 소비자 선택권 보장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이지만, 이로 인해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형사에 쏠림 현상이 생길 수 있다"며 "규제가 완화된 만큼 실제 은행 창구에서 보험을 판매하는 직원들이 상품 비교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추가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