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이어 자동차보험까지…새해 車보험료 1.5% 오른다
11월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 86.2% 전년比 3.8%↑ 적자 심화
4년 연속 보험료 8% 인하…정비 수가에 한방병원 치료비 증가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올해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적자가 심화됨에 따라 새해 자동차보험료는 약 1.5%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실손의료보험료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자동차보험료까지 오를 경우 내년 소비자들의 보험료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4개 대형 손보사의 올해 11월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6.2%로 전년 동기 대비 3.8% 상승했다.
이달 초 폭설과 한파 등을 감안하면 올해 연말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손보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80% 선으로 보고 있다. 손보사들은 올해 3월을 제외하고 매달 적자가 누적됐다.
지난달 기준 자동차보험 회사별 누적 손해율은 △삼성화재 86.6% △현대해상 86.5% △KB손보 86.4% △DB손보 85.4% △메리츠화재 85.3% 순이다. 손보사들은 올해 자동차보험에서 최대 7000억 원 수준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자동차보험은 합산비율이 1%p 상승할 때마다 1600억~1800억 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손보사들은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통상적으로 보험료는 업계 자율로 결정한다. 각 손보사는 12월 중 보험개발원에 보험요율 검증을 의뢰하고, 그 결과를 참고해 보험료 인상·인하폭을 결정한다. 하지만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은 소비자물가지수에 반영되는 만큼 보험료 인상·인하를 두고 금융당국의 관여를 받고 있다.
현재 손보사들은 보험개발원의 자동차보험료 요율 검증 의뢰는 마친 상황이고, 내년 인상률로 2.5~3%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융당국 등과 협의 과정을 통해 최종 인상률은 1.5% 수준이 예상된다. 자동차보험료 인상률은 금융당국과 협의를 거쳐 내년 초 각 사별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자동차보험 적자의 원인은 △자동차보험료 인하 △정비요금·수리비 등 원가 상승 △한방병원, 경상환자 치료비 증가 등이다.
우선 손보사들은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 속에 자동차보험료를 지난 4년간 누적 5.7~7.9% 인하했다. 올해 초에도 사별로 자동차보험료를 0.4~1.0%까지 인하했고, 2022년 4월 1.2~1.4% 인하했고, 2023년 2월 2.0~2.5%, 2024년 2월 2.1~3% 인하했다.
같은 기간 물가 상승 등의 요인으로 정비요금·수리비 등 원가가 매년 상승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액이 커졌다. 보험 가입 차량을 정비업체가 수리했을 때 보험사가 지급하는 수리비인 정비수가는 올해 초 2.7% 상승했고, 2022년 4.5%, 2023년 2.4%, 2024년 3.5% 올렸다. 결국 2022년 이후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받는 보험료는 줄었지만, 지급한 보험금은 늘어나면서 적자가 악화한 셈이다.
여기에 한방병원 등 경상환자 치료비 증가영향도 컸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상반기 자동차보험 사업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한방병원 치료비는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고, 같은 기간 양방병원 치료비는 3% 늘었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폭염과 폭우, 한파와 폭설 등 영향으로 자동차 피해가 컸지만, 계절적 요인은 어느 정도 보험사가 손해를 인식할 수 있는 영역이다"라며 "지난 4년간 보험료 인하와 반대로 정비수가 인상과 한방병원 등을 중심으로 한 치료비 증가로 인해 자동차보험 적자가 심화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올해 3분기까지 자동차보험료는 14조 549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보험사가 지출한 보험금은 11조 3775억 원으로 3.2% 증가했다. 이는 손보사가 실제 소비자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와 지출한 보험금 기준으로 여기에 서비스 비용, 수수료, 광고비 등 사업비를 포함하면 보험사는 올해 자동차보험에서 적자다.
한편, 자동차를 소유한 소비자들에게는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의 내년 인상이 유력한 가운데 이와 함께 실손보험도 올라 소비자들의 보험료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실손보험은 △4세대 실손 20% △3세대 실손 16% △2세대 실손 5% △1세대 실손 3% 수준으로 인상된다. 전체 평균 인상률은 7.8% 수준이지만, 3·4세대 실손보험료가 큰 폭으로 증가한다.
자동차보험은 가입자의 사고 유무, 차종, 가입 조건 등에 따라 보험료 차이가 큰다. 또 자녀 특약, 거리 특약 등 다양한 특약을 활용하면 보험료를 낮출 수 있다. 실손보험은 가입 시기에 따라 가입한 상품이 다르고, 소비자의 나이·연령·성별, 보험사별 손해율 상황 등에 따라 인상률의 차이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자동차·실손보험료가 동시에 인상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보험료 인상에 대한 소비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고객의 경우 실제 인상되는 보험료율은 각 보험사가 안내하거나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이 가능하고, 새로운 가임을 원하는 고객은 설계사 외에도 네이버, 카카오 등 '보험비교·추천 플랫폼'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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