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대규모 조직개편…핵심은 '실적·건전성관리·세대교체'

영업조직 2단계에서 '단일체계'로…ALM전략실·서비스개발실 신설
지난해 이어 올해도 카카오, 삼정KPMG 등 외부인사 영입

현대해상 제공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현대해상이 영업조직을 기존 2단계 구조에서 지역단 '단일체계'로 개편하고, ALM전략실·서비스개발실·CM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파격 인사로 이번 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실적개선·건전성관리·세대교체'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시장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조직 역량을 극대화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이날부터 조직개편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현대해상이 올해 조직개편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보험영업 실적 개선이다. 현대해상의 지난 3분기 순이익은 63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4%나 줄었다. 같은 기간 보험손익은 5500억 원으로 무려 49.6% 감소했다. 그나마 투자이익은 3260억 원으로 4% 증가했다. 올해 보험손익 악화는 장기보험 매출이 감소와 자동차보험 적자 영향이다. 올해 3분기 장기보험 매출은 48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2% 감소했고, 자동차보험은 39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현대해상은 조직개편을 통해 영업지점을 관리하는 상위 조직체계를 기존 '본부-사업부'의 2단계 구조에서 '지역단'이 관리하는 1단계 구조로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고, 각 지역단마다 매출 전략을 담당하는 영업파트와 전속설계사 도입과 교육을 전담하는 조직파트를 두어 영업현장 지원과 교육을 강화했다.

또 지금까지 분리 운영되던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보상 조직을 보상전략부문으로 통합해 보상체계를 구축해 고객 중심의 보상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성장세에 있는 비대면 채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CM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ALM전략실 신설이다. ALM전략실은 최근 금융사의 건전성 관리체계 고도화가 요구되는 가운데 계리가정을 기반으로 부채를 분석하고 분석된 결과를 반영해 ALM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금융당국은 듀레이션 갭과 최종관찰만기 규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보험사 자산과 부채의 민감도를 최대한 맞추며 금리 변화에 따른 자본가치 변동을 최소화하기 위한 규제다. 이에 금융당국은 올해 3분기부터 듀레이션 갭 산출 기준을 보험사에 적용하도록 했고, 내년까지 듀레이션 관련 데이터를 쌓으며 적정 수준의 규제 수준을 제시할 전망이다.

이에 현대해상도 건전성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해상의 듀레이션 갭은 올해 3분기 -1.7년으로 지난해 말 -2.3년 대비 갭 차이를 좁혀나가고 있다. 같은 기간 킥스 비율은 179.8%로 22.8%포인트(p) 개선됐다.

현대해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파격적인 조직개편으로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올해 ALM전략실장에 삼정KPMG, 도이치뱅크 출신의 1979년생 이기복 상무를 영입했다. 또 최고정보책임자(CIO)에는 카카오 출신 1972년생 허명주 상무를, 해외사업본부장에 재보험사 SGIS 재팬 출신의 1970년생 정희권 상무를 영입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지난 9월 현대해상 수석전문위원으로 영입된 이창욱 전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장이 최고감사책임자(CIAO)에 선임됐다.

이번 인사는 1969년생인 이석현 대표의 취임 이후 첫 조직개편으로 세대교체에 중점이 맞춰졌다. 실제 부문·본부장급 전보 임원 17명 중 70년대생은 11명이고 60년대생은 6명이다. 현대해상 임원들은 대부분 이 대표보다 어리거나 비슷한 또래다.

정몽윤 회장의 장남인 정경선 전무는 지난 2023년 12월 현대해상 최연소 임원으로 입사했다. 정 전무는 입사 1년만인 지난해도 현대해상은 파격 인사를 실시해 눈길을 끌었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말 전 전무가 운영하던 지속가능실 소속 6인방을 주요 보직 임원에 배치했다. △지속가능실장을 맡던 1982년생 강명관 상무를 지속가능본부장으로 승격했고 △CISO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출신 1971년생 서홍원 상무 △브랜드전략본부장에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 출신 1982년생 주준형 상무 △디지털전략본부장네는 SK하이닉스 출신 1979년생 김성재 상무 △기술지원부문장에는 카카오 CPO출신 1975년생 김택수 전무를 선임했다. 그리고 올해 3월에는 이석현 CPC전략부문장을 대표이사로 발탁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보험사와 비교해도 인사적체가 심한 것으로 알려진 현대해상이 이석현 대표 취임 이후 세대교체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