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감원장, 보험 불건전 영업 엄포 "경영진 책임 물을 것"
상품설계 및 심사 단계부터 소비자보호 체계 강화 당부
삼성생명 회계처리 논란 관련 "원칙에 맞게 정비할 것"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보험사 CEO와 만난 자리에서 소비자 보호 체계 강화를 강조하며 불건전 영업에 대해서는 "경영진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생명의 계열사 회계처리 논란과 관련해선 "원칙에 맞게 정비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1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생명·손해보험협회장 및 16개 주요 보험회사 CEO와 간담회를 개최했다.
우선 이 원장은 보험사에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최고 경영진부터 소비자의 관점을 우선시하는 조직문화를 내재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잘못된 보험상품 설계는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고 의료체계도 왜곡할 수 있으므로 상품설계 및 심사 단계부터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 체계를 강화해 줄 것"을 당부하며 "소비자에게 보장내용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충분히 설명함으로써 보험금 지급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도 현장점검 등을 통해 관련 내부통제가 책무구조도에 반영돼 체계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철저히 살펴볼 예정이며, 상품 개발 관련 내부통제가 이행되지 않는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라 조치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보험산업의 건전성은 대체로 양호한 상태지만 금리 하락 등으로 인해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으므로, 자체 재무영향 분석, 적극적인 자산·부채 종합관리(ALM) 등을 통해 리스크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
금감원도 할인율 현실화 속도를 조절하되 '듀레이션 갭' 기준 마련 등 금리리스크 관리 기조를 지속할 예정이다. 그리고 현재 도입 추진 중인 '기본자본 K-ICS 비율 규제'도 충분한 준비기간을 부여하는 등 연착륙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IFRS17 도입 초기 주요 회계이슈는 계리가정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통해 대부분 정리됐으나, 일부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정리할 과제가 있어 원칙에 맞게 정비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주식 회계처리 방식을 둘러싼 논란을 염두에 두고 나온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과거 참여연대 활동 당시 삼성그룹 지배구조 논란의 핵심이었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등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 원장은 IFRS17 시행 이후의 과도한 판매 경쟁과 상품쏠림 심화는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는 점을 지적하며,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되지 않도록 판매수수료에 대한 엄격한 통제장치를 갖추고 판매위탁 관리체계를 내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방송매체 등을 통해 쏟아지는 보험광고가 불안 심리를 자극해 보험가입을 유도하는 사례가 많아 과도한 광고 및 사업비가 소비자에 전가되지 않도록 사전통제 강화를 당부했다.
금감원은 불건전 영업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부실한 내부통제 등 보험시장에 만연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행위자뿐만 아니라 경영진까지 책임을 물을 것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판매수수료 개편, '제3자 리스크관리 가이드라인' 도입 등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제도개선도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보험사 CEO들은 그동안 금융당국이 소비자 신뢰 회복, 규제 합리화 등에 노력해 준 것에 감사를 표하면서,보험업계가 과도한 판매 경쟁이나 단기 이익에만 몰두해 생긴 여러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향후 보험업계에 소비자의 관점을 우선시하는 조직문화가 내재될 수 있도록 최고 경영진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판매수수료 개편,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2단계 시행 등을 차질없이 추진해 줄 것을 건의하고, 소상공인, 취약계층 등에 대한 상품 개발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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