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납 종신 '공백' 채운 상품은?…"단기, 저가, 고금리 연금·종신보험"
생보사 신계약 67조원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단기납 종신 매출 감소 탓
보장성보험 신계약 보험료 1위 농협생명…저축성보험 1위는 KB라이프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금융당국의 규제로 단기납 종신보험의 매출이 급감한 생명보험사들이 각각의 상품 전략으로 신계약 확보에 나서고 있다.
KB라이프, 한화생명 등은 연금보험 등 저축성보험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고, NH농협생명, 신한라이프 등은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높은 판매고를 기록한 보장성·저축성 상품들의 공통점은 △짧은 납입 기간 △낮은 보험료 △높은 환급률이다. 이는 지난해 폭발적인 판매를 기록한 단기납 종신보험 특징과 비슷하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생명보험사의 개인보험 신계약 보험료는 66조 8502억 원으로 전년 동기 74조 3798억 원 대비 10.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보장성 신계약 보험료는 53조 128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3% 줄었고, 저축성 신계약 보험료는 13조 7215억 원으로 4.9% 증가했다.
생보사의 보장성보험 신계약 감소는 단기납 종신보험의 매출이 감소 영향이다. 지난해 단기납 종신보험을 판매한 생보사들은 130%를 웃도는 높은 환급률을 제시하며 과당경쟁을 펼쳤다.
이에 금융당국은 단기납 종신보험의 불완전 판매를 우려해 규제에 나섰고, 결국 단기납 종신보험은 환급률 하락과 보험료 인상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급감했다.
삼성생명의 올해 4월까지 신계약은 8조 390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감소했고, 같은 기간 한화생명은 7조 5050억 원으로 12.5%, 교보생명은 7조 3345억 원으로 20.8% 각각 줄었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보장성·저축성 보험료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하지만 한화생명은 보장성보험 매출은 감소했지만, 저축성보험 신계약은 증가했다. 한화생명의 저축성보험 신계약은 2조 175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8% 늘었다.
대형 생보사의 신계약이 감소에도 일부 중소형사 신계약은 증가했다. 올해 4월까지 농협생명의 신계약 보험료는 12조 20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했다.
농협생명의 신계약 증가는 보장성보험이 이끌었다. 농협생명의 보장성보험 신계약 보험료는 11조 3124억 원으로 전년 동기 7.6% 증가했고, 저축성보험료는 1조 4451억 원으로 무려 51%나 급감했다. 농협생명은 신계약 보험료와 보장성 보험료에서 삼성생명 등 '빅3'를 제치고 생보업계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농협생명의 신계약 매출을 이끈 상품은 '투스텝 NH종신보험'이다. 이 상품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납입방식 전용 상품으로 납입 기간을 두 단계로 나눠, 제2기간에는 제1납입기간 월납 보험료의 20% 수준만 납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단기납 종신보험의 장점과 함께 납입 부담도 줄여 경쟁력을 확보했다. 투스텝NH종신보험의 5년납 10년 해지환급률은 123.2%, 7년납은 120% 수준으로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선에서 최대한 끌어올렸다.
또 KB라이프의 신계약 약진도 돋보인다. KB라이프의 4월까지 신계약 보험료는 3조 542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4% 증가했다. 특히, 저축성 보험료는 2조 306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급증했다. 또 보장성 보험료는 1조 23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8% 증가했다.
KB라이프의 저축성 보험료 급증은 연금보험이 이끌었다. 최근 KB라이프는 환급률 130%를 제공하는 '트리플 레벨업 연금보험'을 출시 45일만에 한도 초과로 판매 중단했다. 이 상품은 금리연동형 적립식 상품으로 5년 납입 기준으로 7년 시점에 납입 보험료의 100%, 10년 경과시 130%가 환급되며, 연금 개시 후에는 매년 2%씩 더한 금액을 최저 보증한다. 즉 보증 비율이 세 번에 걸쳐 단계적으로 높아지는 구조다. 또 KB라이프는 지난 3월 개정 출시한 '100세 만족 연금보험'도 높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일부 보험사들은 올해 상반기 일명 '700종신보험'으로 불리는 보장성보험 판매에 적극 나섰다. 700종신은 20년 납입 조건에 7년만 지나면 해약환급금이 납입 원금을 초과하는 체증형 종신보험 상품이다. 가입 후 '7년' 시점에 원금의 '100%' 환급률을 지급한다는 의미로 업계에서는 700종신으로 일컫는다. 또 10년 시점에는 납입원금의 105~110% 수준의 환급률이 보장돼 사망 보장과 자금 환급 기능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 700종신은 한화생명, 신한라이프, KB라이프, DB생명, iM라이프, 푸본현대생명 등이 판매 중이다.
이처럼 올해 생보사들은 각기 다른 상품 전략으로 단기납 종신보험 매출 공백을 메꾸고 있다. KB라이프, 한화생명 등은 연금보험 판매에 집중하고 있고 농협생명, 신한라이프 등은 종신보험을 적극 판매 중이다.
생보사들이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상품들의 특징은 △짧은 납입기간 △낮은 보험료 △높은 환급률 등으로 지난해 폭발적으로 판매된 단기납 종신보험과 유사하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납 종신보험 이후 생보사의 주력 상품들의 납입 기간이 짧아지고, 최저 보험료가 낮아는 등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며 "그동안 초장기 상품을 판매됐던 생보사 상품들이 최근에는 소비자의 생애주기와 목적 자금에 맞춰 개발·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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