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IFRS17·킥스 자본규제 완화…"연말부터 주주배당 여력 확대"
금융당국 ‘계리감독 선진화 로드맵’ 추진…비상위험준비금 제도 개선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앞으로 보험사의 해지환급준비금 기준이 완화되고, 비상위험준비금 적립한도와 환입요건이 개선된다. 올해 연말부터 보험사의 납세·주주배당 여력도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및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자본규제 고도화를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과 이를 기초로 한 킥스가 지난 2023년 도입됐다. IFRS17에서는 금리 하락, 손해율 증가 등 기초가정 변동이 보험회사 재무구조 및 지급여력에 반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장수·해지·대재해 등 신규 위험을 도입해 보험사의 잠재리스크를 면밀하게 측정하고, 그 수준도 강화함에 따라 보험사가 적립해야 하는 자본(요구자본)도 크게 증가했다.
IFRS17 시행 2년이 경과해 안정기에 진입하면서 이전 제도(IFRS4·RBC)에 따라 설정된 요건으로 그동안 변동이 없던 자본규제의 적정성을 재평가하고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제도 전환으로 동일 건전성 비율 유지를 위한 적립 필요자본이 크게 증가했지만 후순위채 중도상환·보험종목 추가 등 인허가 관련 감독기준(통상 150%)은 과거 제도와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같은 지급여력비율일 때 현행 제도에서의 건전성이 더 높은데도 과거에 설정된 감독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자본증권 발행이 급증했고, 이자비용 등 재무부담이 심화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지난해 보험업권의 자본증권 발행액은 총 8조7000억 원으로 전년(3조2000억 원) 대비 272% 급증했다.
반면 가용자본 중 손실흡수성이 높은 자본금, 이익잉여금 등 '기본자본' 킥스 비율은 의무 준수기준(적기시정조치 요건)이 아니라 경영실태평가 하위 항목으로만 활용돼 상대적으로 자본의 질적 관리에 소홀해지는 문제가 있었다. 신제도 시행 후 1년 6개월 만에 기본자본 킥스 비율이 12.5%포인트 하락하는 등 자본의 질이 악화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킥스 제도를 '기본자본 강화'와 '비율기준 합리화'라는 두 가지 방향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기본자본 킥스 비율을 의무 준수기준(적기시정조치 요건)으로 도입하고, 공시를 강화해 자본의 질을 개선한다. 보험업권 스트레스테스트 진행시에도 기본자본을 모니터링 대상으로 추가해 적극 관리를 유도할 방침이다.
후순위채 중도상환 요건의 경우 구제도와 킥스 비교, 타업권 사례를 보아 15%포인트 내외(10~20%포인트) 인하를 고려하고 있다. 실무 TF 및 계량영향평가 등을 거쳐 올해 상반기 중 최종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아울러 제도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경과규정 등을 마련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개선 추진 시 킥스 비율을 활용하고 있는 연계된 보험종목 추가, 해약환급금준비금 등 다른 규제 기준도 조정한다. 예컨대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비율을 기존 190% 이상일 경우 준비금 80% 적립 기준을 일관성 있게 재조정해 킥스 비율 170%일 경우에도 80%를 적할 수 있도록 완화해 향후 납세·주주배당 여력이 확대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연구용역 및 보험연구원 세미나 등을 통한 의견 수렴 결과를 고려해 ‘계리감독 선진화 로드맵’을 추진한다. IFRS17은 기본적으로 원칙 중심의 기준서로, 계리 방법론에 대해 구체적인 사항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에 신제도 도입 이후 IFRS17 안정화 로드맵, 보험개혁회의 회계제도반 등 제도 안착 지원을 지속했다. 개별 사안 대응으로 회계·계리 이슈 관리·감독 관련 거버넌스의 체계성이 다소 미흡한 측면이 있어 장기적인 계리가정 관리방안을 마련하고자 연구용역을 지난해까지 진행했다.
또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보험부채 평가기준을 법규화해 체계적·세부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정비한다. 실무표준 작성 주체에 대한 법규상 위임규정 마련을 통해 강행력을 부여해 민간 실무표준의 실효성을 제고하고, 이를 바탕으로 계리 감독·검사 및 내부통제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한편, IFRS17 기준서의 특수성을 감안해 기준서 해석 이슈 발생시 계리적 관점과 영향까지 고려될 수 있도록 질의해석 절차도 보완할 예정이다
비상위험준비금 제도를 현실화하기 위해 적립한도 및 환입요건도 개선한다. 비상위험준비금은 예상하지 못한 대형손실을 대비하기 위해 적립하는 준비금으로, 일반손해보험 시장 성장에 따라 적립규모가 지속 증가했다. 킥스에서 대재해위험액 등을 측정해 일부 이중규제 소지가 있고, 환입기준 충족이 어려워 최근 준비금 활용사례가 없다. 도입 취지에 비해 적립부담이 과도해지면서 적정 배당·납세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
최근 경험통계와 신제도에서의 신뢰수준 등을 고려한 적립한도 재산출 시뮬레이션 결과, 화재보험, 보증보험등 종목별 한도가 10~100%P 조정돼 적립액이 약 1조6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입요건의 경우 당기순손실·보험영업손실과 같은 비현실적 요건을 삭제해 종목별 일정 손해율 초과시 준비금을 환입할 수 있도록 정비한다. 이로써 비상위험준비금이 합리적으로 산출되고, 준비금 등 보험회사 자본의 활용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제도(IFRS17·K-ICS)에 걸맞은 고도화된 자본규제 체계를 마련하여 보험업권 자본의 질적 개선을 유도하면서 후순위채 발행비용 등 보험사 건전성에 비해 과도한 규제자본 부담을 완화한다. 기본자본 의무 준수기준 등 글로벌 스탠더드를 도입하고, 여타 규제 간 제도적 정합성을 제고할 예정이다. 한편, 해약환급금준비금·비상위험준비금 등 법정 준비금 정비를 통해 기본자본을 건전하게 관리하는 선에서 자본의 활용성을 높이고 납세·주주배당 여력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종안은 올해 상반기 중 실무 TF, 스트레스테스트 및 업계의견 수렴을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연말 결산 시 개선방안 적용을 목표로 연내 보험업법 시행령·감독규정 등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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