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에 보험사 먹여살린 '대면 영업'…설계사 매출 42%↑
전속·GA설계사 초회보험료 2조5000억원 돌파…디지털 채널 33.6% 감소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은행, 카드사 등 금융권의 비대면·디지털화가 일상이 되고 있지만, 지난해 생명보험 상품은 대부분 설계사들이 대면으로 판매했다. 특히, 보험사 소속의 전속설계사와 GA(법인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의 초회보험료는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전체 생명보험사의 대면채널 초회보험료는 18조 4774억 원으로 전년 동기 13억 6084억 원 대비 35.8% 증가했다.
올해 대면채널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보험설계사들의 초회보험료 증가세다. 지난해 10월 기준 보험사 전속설계사와 GA(법인보험대리점)소속 설계사의 초회보험료는 2조 5055억 원으로 전년 동기 1조 7707억 원 대비 41.5%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GA소속 설계사의 초회보험료는 1조 2606억 원으로 전년 동기 7790억 원 대비 61.8% 증가했다. 생보사 중 GA 설계사 초회보험료가 가장 많은 회사는 한화생명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2021년 4월 제판분리를 단행하고, 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시켰다. 현재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국내 GA 중 가장 많은 설계사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10월 GA 설계사 초회보험료는 22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1% 증가했다.
한화생명과 같은 해 제판분리를 한 미래에셋생명도 지난해 GA 설계사 초회보험료가 급증했다. 미래에셋생명 대리점 초회보험료는 162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또 지난해 10월 기준 전속설계사 초회보험료는 1조 244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5% 증가했다. 보험사별로는 삼성생명이 38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고, 같은 기간 교보생명은 2983억 원으로 17.4% 감소했다.
지난해 전속·GA 설계사 초회보험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회사는 메트라이프다. 메트라이프 전속설계사 초회보험료는 419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GA 설계사 초회보험료는 166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배 넘게 늘었다.
생보사 대면채널 초회보험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채널은 방카슈랑스다. 방카슈랑스는 은행 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채널이다. 주로 보장성 보험보다 연금보험 등의 저축성보험 위주로 판매되고, 일시납 계약도 많아 다른 대면채널보다 초회보험료 금액이 크다. 지난해 10월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14조 14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4% 증가했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보험설계사들은 종신보험, 제3보험 등 보장성보험 판매에 주력하는 반면, 방카슈랑스에서는 주로 저축성보험이 판매되고 있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생명보험사의 본업 상품인 보장성보험 판매에 주력하는 보험설계사가 핵심 판매 채널이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생보사 대면채널 초회보험료는 크게 증가했지만, 인터넷으로 보험을 계약하는 CM채널의 초회보험료는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CM채널 초회보험료는 921억 원으로 전년 동기 1387억 원 대비 33.6% 감소했다.
CM채널 초회보험료의 감소는 생보업계 유일 인터넷 전문 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초회보험료가 급감한 탓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지난해 10월까지 초회보험료는 1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6억 원 감소했다.
디지털 금융 시대가 도래했지만, 보험업계의 디지털 전환은 타 금융권과 비교해 매우 더딘 상황이다. 특히, 자동차보험, 해외여행자보험, 골프보험 등 각종 미니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손해보험사와 달리 생보사는 디지털 판매 채널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초 금융위원회가 야심차게 선보인 '플랫폼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는 다른 금융 상품 플랫폼 비교·추천 서비스와 비교해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나마 손보사는 자동차보험, 여행자보험, 용종보험, 저축보험 팻보험 등 비교·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생보사는 교보생명의 용종보험을 제외하고 '비교·추천 서비스'에 상품조차 올려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생보업계는 CM채널 활성화를 막는 요인으로 복잡한 상품구조와 가입절차를 꼽는다. 대부분의 생보상품이 보험사 홈페이지에 적힌 설명만 봐선 어떤 상황에서 어떤 보장을 받을 수 있는지 알기 어렵고, 이 때문에 소비자는 본인이 가입하는 상품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가입해야 하는 구조다. 복잡한 가입 절차도 CM 채널 활성화를 막는 걸림돌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보업계의 CM채널 확대를 위해서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차별화된 상품 개발이 선행해야 한다"며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상품 정보와 추천 신뢰도를 높이고, 서비스 이용 환경과 가입 지원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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