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엄포에 '백신보험' 명칭 사라졌다
금감원 '백신보험' 명칭쓰지말것 경고
보험사, 제휴업체 등에서도 지우기 돌입
- 송상현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보험업계가 '백신보험'이라는 명칭을 쓰지 말라는 금융감독원의 경고에 따라 플랫폼 등 제휴회사 광고에서도 그 흔적을 지워가고 있다. 금감원은 극히 가능성이 희박한 일부 증상만을 보장하는 이 보험이 백신보험으로 불리는 것은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보험사는 물론 제휴업체인 핀테크 업체들까지도 금감원의 엄포에 압박감을 느끼고 광고 문구를 내리는 모습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나필락시스 쇼크 보장보험'을 판매하는 보험회사들은 최근 제휴업체 등의 광고에서도 '백신보험'이라는 명칭을 대부분 삭제했다.
토스에서 이 보험을 판매하던 삼성화재는 지난 3일 양사 협의를 거쳐 '무료 백신보험'이라는 문구를 '무료 보험'이라고 바꿨다. 교보라이프플래닛, 라이나생명, 캐롯손해보험 등도 각각 카카오페이, 뱅크샐러드, 티맵모빌리티 등을 통해 이 상품을 팔았는데 최근 이벤트를 종료하는 방식으로 이 문구를 지웠다.
다만 하나손해보험은 아직 모두투어의 홈페이지 내 배너 광고에서 이 문구가 수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각 제휴사에 명칭 수정을 요청해서 바뀐 곳이 상당수이지만 아직 반영되지 않은 곳도 있다"며 "다시 요청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회사가 이처럼 광고 문구 변경에 나선 것은 금감원의 지속된 압박이 영향을 미쳤다.
금감원은 지난 3일 보도자료를 내고 아나필락시스 쇼크 보장 보험에 가입하기 전 소비자들이 몇 가지 유의 사항을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이 직접 나서 민간 회사의 보험상품에 주의보를 내린 것은 이례적이었다. 금감원은 이 보험이 백신 접종으로 인한 모든 부작용을 보장하는 게 아니라 가능성이 희박한 중증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진단을 받을 때만 보장이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무료로 가입한 이 보험을 통해 개인정보가 제휴업체로 넘어가 예상하지 못한 광고·마케팅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여기에 잘못된 용어를 사용한 보험상품 광고 등에 대해 광고 심의를 강화하면서 제휴업체까지도 그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했다.
사실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보험설계사나 대리점들은 승인을 받고 광고를 해야 하지만 플랫폼회사 등 그 외 업체들의 광고에 대해선 금감원이 규제할 규제 근거가 없다. 이 때문에 이번에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제휴업체와 광고 계약을 체결할 때도 동일한 광고심의 규정이 적용되도록 계약서상에 이를 반영할 것을 주문했다. 보험사를 통해 플랫폼회사 등도 간접적으로 규제하겠단 뜻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재 근거가 없다는 사실을 알지만 금감원이 이렇게 작정하고 경고를 했는데 금융사들이 맞설 수는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압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금감원은 지난 3월 삼성화재와 라이나생명이 처음으로 이 보장보험을 출시할 때부터 '코로나' '백신' 등의 단어를 사용하는 마케팅에 대해 경계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이후 비슷한 보험을 출시한 다른 보험사들 역시 이런 마케팅을 극도로 자제해왔다.
다만 보험사가 핀테크업체 등 제휴사를 통해 아나필락시스 쇼크 보장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논란이 재점화됐다. 지난 6월을 전후로 보험사들은 제휴업체와 협력해 백신 보험 상품의 보험료를 대신 부담해 주는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코로나 백신보험' 등의 명칭을 사용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이 우려를 나타내자 생·손보협회 등은 개별 보험사에 상품을 지칭하는 문구를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명확히 하라고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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