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품는 증권사]③주식부터 한우까지 한 앱에…증권사 '금융 백화점' 된다

"증권사, 뭐든 다 팔 수 있는 허가 받아…상품 발굴 중요"
토큰증권 3단계는 증권과 결제망 통합…"T+0 거래 가능"

편집자주 ...증권사와 디지털자산 거래소의 합종연횡이 빨라지고 있다. 단순히 코인 거래 시장을 노린 투자가 아니다. 토큰증권을 시작으로 전통 금융자산과 디지털자산이 통합되는 새로운 시장에서 강자로 올라서기 위한 주도권 경쟁이다.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직접 품거나 전략적 동맹을 맺고, 독자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선택도 엇갈린다. 증권사와 디지털자산 거래소의 움직임을 살펴보고 미래 금융 플랫폼을 향한 전초전의 판세를 짚어본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손엄지 문창석 기자 = 토큰증권(STO)의 영역이 한우·미술품·음원 등 조각투자를 넘어 주식·채권·펀드 등 전통 금융상품으로 넓어진다. 다양한 자산이 토큰화되면서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앱)도 전통 금융상품부터 새로운 조각투자 상품까지 아우르는 '금융 백화점'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1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개정 전자증권법이 시행되는 내년 2월 4일부터 토큰증권 인프라 구축 1단계가 시작된다.

우선 펀드는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머니마켓펀드(MMF), 채권은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사채부터 토큰화한다.

상장주식 등 공모증권은 1단계 인프라의 안정성과 효율성, 시장 수요 등을 점검한 뒤 2단계에서 토큰화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시행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한우·음원도 증권사에서 산다…MTS '금융 백화점'으로

증권사 입장에서 가장 큰 변화는 취급할 수 있는 상품군이 넓어진다는 점이다. 금융위가 토큰증권만을 위한 별도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아도 토큰증권을 취급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조각투자 상품은 주로 개별 조각투자 플랫폼을 통해 공모·투자가 이뤄지지만 이제 조각투자 상품을 토큰화해 증권사에서 팔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 주식과 ETF·채권·펀드는 물론 한우·음원·부동산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토큰증권까지 판매할 수 있다.

대형사보다 상품 라인업과 고객 기반이 약했던 중소형 증권사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 주요 증권사가 비슷한 금융상품을 취급하던 지금과 달리 토큰증권 시장에서는 얼마나 매력적인 기초자산과 상품을 확보하느냐가 고객 유치의 변수가 될 수 있어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가 백화점처럼 뭐든 다 팔 수 있는 허가를 내줬다"며 "그런 점에서 좋은 상품을 발굴하는 발행사 역할이 중요해지고 몸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심당이 더현대에만 입점하면 사람들이 더현대로 몰리는 것과 비슷하다"며 "앞으로 증권사들은 그런 성심당 같은 상품들이 많이 있는 발행사를 찾으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4시간 주식 거래 현실화…글로벌 뒤처지면 자금 빠져나가

글로벌 자본시장에는 토큰화가 조각투자를 넘어 주식·채권·펀드 등 전통 금융상품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테슬라·엔비디아 등 미국 상장주식을 기초로 한 주식토큰이 이미 거래되고 있고 일부 상품은 24시간 거래도 가능하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토큰화된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를 24시간 365일 거래하고 스테이블코인으로 즉시 결제할 수 있는 별도의 디지털 거래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 금융당국이 아직 기술적·제도적 과제가 산적한 주식·채권·펀드까지 토큰화할 계획을 발표한 배경은 글로벌 자본시장 변화 때문이다. 서두르지 않으면 글로벌 금융회사와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자금이 거래와 결제가 더 편리한 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

토큰증권 로드맵 3단계는 주식과 돈이 모두 토큰화되는 세상이다. 증권과 결제망이 하나로 연결돼 주식을 사는 동시에 대금이 지급되는 즉시결제가 가능해진다. 해외 투자 자산도 손쉽게 살 수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어떤 금융상품을 갖고 있느냐는 물론 토큰화된 자산을 얼마나 빠르고 편리하게 거래·결제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증권사들이 거래소를 품고 블록체인 기술을 확보하는 것도 결국 미래 금융 플랫폼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준비"라고 말했다.

eom@news1.kr